"계산하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판교 택지를 공급받을 것입니다" 판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일반인 못지 않게 건설사들도 몸이 달아 있다. 일반인이 판교 아파트에 당첨되면 로또 못지 않은 수익이 기대되듯 건설사 입장에서도 판교는 돈도 벌고 인지도도 높일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각 건설사들과 시행사들은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는 25.7평 이상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택지를 분양받기 위한 전략짜기에 분주하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전용면적 25.7평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최고 1천만원 정도로 책정될 전망이지만 채권입찰제 아파트는 채권액을 가장 높게 써내는 곳에택지가 공급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주변 분당신도시의 시세를 감안하면 채권입찰제 아파트가 평당 2천만원 정도에 분양돼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건설 관계자는 "분당에서 제일 비싼 파크뷰의 평당 시세가 2천만원 안팎인데판교는 분당보다 주거 환경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업체의 움직임을 보고채권액을 결정하겠지만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택지를 분양받을 작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건설사들은 손해를 감수할 생각도 하고 있다. 중견업체인 B건설사 관계자는 "판교 분양은 눈에 보이는 수익이 문제가 아니라엄청난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중견업체인 우리로서는 단번에 인지도를 얻게 되는 다시 없는 기회"라고 말했다. 자금력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C건설사는 택지 공급 확률을 높이기 위해 블록별로 채권액을 다르게 써 여러 블록에 입찰하거나 관계사를 동원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일부 시행사들은 작년부터 판교를 노리고 사업을 보류하고 있으며 중소업체간에는 컨소시엄 구성 협의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건설사들의 과열 경쟁 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판교가 2천만원대의 고가에 분양되면 수원과 분당 등 주변 도시의 집값도 덩달아 뛸 가능성이 높으며 판교에만 과도한 재화와 관심이 집중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판교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치솟는 것은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소형 아파트의 분양가를 제한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면서 "소형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수 억원의 차익이 예상되니 국민 관심이 온통 판교에 쏠리고건설사들도 분양가에 상관없이 사업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에 차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