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호가 2006독일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쿠웨이트전(9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를 상대로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이집트전을 통해 국내파 21명 중 쿠웨이트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13명을 선발한다는 복안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어떤 포지션에 어떤 선수가 적합한지 충분히 실험해보겠다"고 말해 이집트전이 '최종 낙점'의 순간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 이번 평가전은 성인대표팀이 새해 첫 승리를 거둘 수 있을 지와 이집트를 쿠웨이트로 가상하고 성공적인 전술.전략 실험에 성공할 수 있을 지 등 눈여겨볼 관전 포인트가 적지않다. ◆최후의 18인은 누구= 설기현(울버햄프턴), 이천수(누만시아), 이영표, 박지성(이상 PSV에인트호벤), 조재진(시미즈) 등 해외파 5명이 2∼6일 합류하지만 이집트전에는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대신 K리그로 U턴한 유상철(울산)을 포함해 국내파 21명이 그라운드에 출격한다. 해외파 5명이 최종 엔트리에 들어가는 게 확실시되기 때문에 국내파의 생존 경쟁률은 21대 13(1.61대 1)이다. 3분의 1 이상이 탈락할 수 밖에 없는 만만찮은 경쟁률. 기회가 단 한번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태극전사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주요 포지션별로 보면 한자리 또는 두자리를 놓고 다퉈야 하는 공격진을 비롯해 이영표, 김동진(FC서울) 간의 경쟁이 점입가경인 왼쪽 날개형 미드필더, 유상철, 유경렬(이상 울산)이 '한지붕 자리싸움'을 벌이는 중앙수비수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운재(수원), 김영광(전남), 김용대(부산)가 두 자리를 놓고 다투는 수문장 경쟁도 만만찮은 상황. 한번의 인상적인 플레이와 한번의 실수가 '월드컵으로 가는 길'에 동참하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시험이 태극전사들을 기다리고 있다. ◆새해 첫 승전보 울릴까= 본프레레호는 작년 7월 출범 이후 13전 6승5무2패로 '반타작' 정도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새해들어 LA에서 가진 콜롬비아, 파라과이, 스웨덴과의 3차례 평가전은 2무1패로 마감됐다. 벌써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 새해 첫 승전보를 울리지 못한 상황. 본프레레 감독으로서는 쿠웨이트전이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평가전에서 호쾌한 승리를 팬들에게 선사해야 하는 부담감도 적지않다. 특히 20세이하(U-20) 청소년대표팀이 카타르에서 숙적 일본을 3-0으로 완파하는 등 '박주영 신드롬'과 함께 승승장구해 성인대표팀으로서는 '형님의 힘'을 보여줄 차례. 작년 12월 '전차군단' 독일을 무너뜨린 '부산대첩'의 상승세를 이집트전에서 되살린다면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사기를 한껏 올릴 수 있다. ◆쿠웨이트 가상한 최종 시뮬레이션= 평가전 상대 이집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3위로 한국(21위)보다 한참 처지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북아프리카의 다크호스. 역대전적에서는 한국이 5승6무3패로 근소한 우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대결에서는 2001년 LG컵 4개국 대회에서 하석주, 안효연의 골로 2-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터키리그 등에서 뛰는 해외파 4명이 포함된 이집트는 아랍권과 북아프리카 스타일이 혼합된 플레이를 구사해 쿠웨이트전에 대비한 모의고사 상대로는 제격이다. 또 한번의 스루패스를 통한 2선 침투에도 능해 역습이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쿠웨이트의 공격을 가상해 예방주사를 맞는 효과도 있다. 본프레레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에서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조직력의 문제점과 원터치 패스게임을 통한 공격력 배가에 주안점을 둔다는 생각이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