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두산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갈수록 높아지는 법률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사내 변호사를 대폭 확충하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법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조정본부내 법무팀을 법무실로 확대한데 이어 작년 가을 1천여명의 사내 변호사를 두고있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법률지원 시스템을 벤치마킹한뒤 사내 변호사 수를 대폭적으로 늘려나갈계획이다. 이는 새해들어 증권집단소송제가 도입되고 특허분쟁, 통상마찰,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기업 경영활동을 둘러싼 각종 소송위협이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삼성은 현재 국내 및 해외 변호사 100여명을 고용, 공사수주나 계약 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에 전담변호사를 배치해 최종 법률검토를 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 중 삼성보다 매출규모가 작은 시티그룹이 1천500여명, IBM은 308명, 메릴린치 306명, AT&T 250여명 등을 두고 있어 사내변호사 채용 숫자가 아직 글로법 기업 수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내 법률수요에 맞춰 국내 및 해외변호사 수를 대폭 늘려나 갈 계획이지만 앞으로 몇명까지 늘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는 잡고있지 않다"고 밝혔다. SK그룹도 작년 말 사시 35회 출신인 김윤욱 변호사를 상무급으로 영입한데 이어 최근 사법연수원 34기를 수료한 신임변호사 3명을 채용해 SK㈜와 SK텔레콤에 각각 발령하는 등 법무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계열사 차원에서 이달 초 신임변호사 2명을 채용해 법무팀 과장으로 발령했으며 ㈜한화도 최근 법무팀 강화를 위해 신임 변호사 1명을 새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하면서 10대 그룹에 진입한 두산도 최근 전략기획본부내에 법무실을 신설하고 법무실장(전무)에 임성기 전 창원지방검찰청 형사2부 부장검사를 발령했으며 앞으로 5명 안팎의 변호사를 충원해 법무실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들이 이처럼 법무팀 강화에 나서면서 올들어서 기업행을 택한 현직 판.검사가 10여명에 달해 법조계내에서 윤리강령을 둘러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집단소송제 도입이나 특허분쟁, 통상마찰 등 기업경영을 둘러싼 리스크가 커지면서 법률수요도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면서 "이에 따라 주요 그룹들사이에서 우수한 변호사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