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제사회가 기대하는대로 올해 위안(元)화를 평가절상하더라도 수출 경쟁력에 실질적인 타격이 없어 미국의 적자 해소에 이렇다할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분석했다. 저널은 홍콩발 31일자 기사에서 중국에 생산 기반을 둔 홍콩의 세계적 스포츠화 메이커 위위안(裕元)공업집단을 분석하면서 이렇게 전망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위위안은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제조업단지 둥완(東莞)시에 근거를 둔 전세계 스포츠화시장 점유율 17%의 1위 기업으로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에 납품하고 있다. 저널은 위안 환율변동폭이 확대될 경우 위위안같은 대표적인 중국계 기업이 타격받을 것으로 관측돼왔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평가절상으로 인한 가격 부담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즉 중국이 국제사회가 예상하는대로 올해 위안 환율변동폭을 5% 가량 확대한다고 할 경우 지난회계연도 기준으로 매출이 20억달러에 달한 위위안이 갖는 가격인상 부담은 1% 정도 상승하는데 그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 수출업체의 상당수가 생산 부문에서 위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원자재 수입의 상당 부분은 달러 베이스로 이뤄지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뛰는 것이 원자재 수입 부담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JP 모건의 그레이스 늬 애널리스트가 월스트리트 저널에 지적했다. 중국 직물업계도 위안환율 변동에 따른 타격이 그리 심각하지 않은 부문으로 설명됐다. 저가 수출인 관계로 마진폭이 3-5%에 불과해온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가 뛰더라도 이에 특히 영향받는 노동과 경상부문 비용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30%가량에 불과해 큰 충격이 없다는 것이다. 늬는 위안화 환율변동폭이 외환시장 전문가들이 최대치로 예상하는 7%에 달한다 치더라도 수출가격 인상분이 2%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올해부터 직물수입쿼터가 폐지돼 중국 업계의 수출절차 비용도 줄었기 때문에 설사 위안 가치가 뛰더라도 상쇄 효과가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위위안사 관계자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생산 경비에서 위안이 차지하는 비율이 16-20%로 대부분 노동과 유틸리티 쪽에 소요되는 반면 거의 달러 베이스로 나가는 원자재 수입 비중은 약 63%이기 때문에 위안 평가절상이 회사에 별반 타격을 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수입 쪽의 환차익 효과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ABN 암로의 홍콩 소재 에디 라우 애널리스트도 월스트리트 저널에 "위안화 평가절상이 물론 위위안에 타격을 주기는 하겠으나 실질적인 충격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위위안이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주 공개된 지난해 경영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순익이 연간 기준으로 12년만에 첫 하락했으며 그 여파로 주가도 떨어졌다. 회사측은 고유가 타격이 특히 컸다면서 주요 원자재인 유화 쪽 가격 상승폭이 지난해 50-60%에 달했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증시 쪽에서 기대하던 수준보다 수익률이 4% 가량 낮게 나왔다. 메릴 린치의 지니 앤젤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위위안이 올해와 내년에도 수익이15% 가량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내다보면서 이 때문에 위위안 주식에 대해 `매도'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위위안 관계자는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 1.4분기에 가격을 평균 2-3% 인상했다면서 그러나 향후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