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비리의혹을 수사중인대검 중수부(박상길 검사장)가 금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의장을 소환할 것으로 예상돼 수사가 중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한화측이 대생 인수과정에서 김 회장의 연루의혹을 강력 부인하고 있고이 전 의장측도 한화로부터 받은 비자금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소환조사는 수사 향배를 가늠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전 의장의 비서관 A씨가 2002년 8월께 한화 비자금중 3천만원을 수수했다고 시인함에 따라 A씨를 먼저 불러 조사한 뒤 이 전 의장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A씨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 전 의장의 과거 언론사 후배였던 한화의 임원 이모씨가 2∼3년 전부터 인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종종 전해왔었다"며 "2002년 8월께 이씨로부터 3천만원 상당의 채권 3장을 직접 받아 현금화했다"고 말했다. A씨는 "구체적 수수 경위나 용처는 검찰에서 밝히겠다. 다만 본의 아니게 이 전의장에게 누를 끼쳐 죄송할 따름"이라고 주장, 수령한 비자금과 이 전 의원의 연관성을 철저히 부인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측에 건넨 채권은 3천만원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 김연배(구속) 한화증권 부회장의 설명과 달리 그 이상의 돈이 제공됐거나 A씨가 수수한 채권이 이 전 의장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금주에 이 부분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다. 또, 검찰은 한화의 대생 인수비리 의혹과 관련, 김승연 회장도 주중 소환하는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배 부회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본인이 모든 것을 다 알아서 처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대생 인수과정에 김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개입됐을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김 부회장과 한화측 관계자들을 상대로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맥쿼리생명을 형식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토록 하거나 전윤철 전 공적자금관리위원장에게 채권 15억원을 건네기로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 김 회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측에서 김 회장의 연루 여부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데다 이전 의장측 조사 일정 등을 감안, 검찰이 김 회장 소환 시기를 설 연휴 이후로 미룰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