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어 브랜드로 해외고객 잡는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모인마오'(MP3플레이어),'이워'(여성의류),'마야크'(시계)'.
우리가 듣기엔 다소 생소한 이 이름들은 앞으로 해외에서 판매될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브랜드들이다.
'모인마오(魔音芼)'는 최고의 음질을 가진 MP3플레이어에 어느 누가 감동하지 않겠느냐는 뜻이고 '이워(依我)'는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내가 원하는 대로 옷을 입는다는 의미다.
모두 중국시장을 겨냥한 브랜드들이다.
러시아어로 등대를 뜻하는 '마야크'는 선원들의 거친 삶을 밝게 비추겠다는 의미를 담은 시계 브랜드다.
산업자원부는 '생활소비재 글로벌 마케팅 지원사업'을 통해 중소기업들을 위한 수출브랜드를 개발하고 현재 출원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브랜드센터와 KOTRA가 주관한 이 사업은 자금과 전문인력,마케팅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비영어권 국가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한 브랜드를 미리 개발한 것.KOTRA가 국내 브랜드의 해외진출과 현지인들의 선호도 등을 조사했고 한국외대가 언어 및 브랜드 분야의 전문 교수들을 활용해 신규 브랜드를 연구했다.
한국외대 글로벌브랜드센터 신현길 소장(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해외에서 국내와 똑같은 브랜드를 사용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갖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를 모방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 소장은 "목표 해외시장에서 기업 특성에 맞는 지역친화적인 브랜드를 사용해야 차별화된 마케팅이 가능하다"며 "지난 1년 동안 총 5억원의 예산을 투입,시계 의류 셋톱박스 등 6개 품목에서 60여개의 브랜드가 탄생됐다"고 말했다.
이 중에는 아랍어로 여행을 뜻하는 '타르할'(가죽신발)과 번개처럼 빠르다는 의미의 '알 바르크'(위성TV용 셋톱박스)도 들어있다.
정부는 올해 중소기업들의 신청을 받아 사용업체를 선정하고 상표의 등록 및 사용을 유도할 예정이다.
또 이들 기업이 향후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를 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상시지원체제도 KOTRA를 중심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산자부 섬유패션산업과 윤수영 과장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독자 브랜드의 개발이 필요하다"며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적용 국가 및 언어,품목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02)2173-3157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