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옛 사이공)의 외국인 주거지역 `안푸'.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베트남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바로 한국의 중견건설업체 ㈜대원의 아파트 `칸타빌' 모델하우스 현장 개관식. 베트남에는 모델하우스 문화가 없기 때문에 아파트를 분양하기 앞서 자신이 살집을 미리 구경할 수 있는 모델하우스에 큰 관심을 나타냈고 하루 종일 관람객들로북적거렸다. 대원은 우리 주택업체로는 베트남 주택시장에 처음으로 진출, 안푸에 한국형 고급아파트 3개동(16층) 22∼45평형 405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수영장과 헬스장, 공원 등 한국에서도 최고급 아파트에서만 볼 수 있는 편의시설들도 갖췄다. 분양가가 45평의 경우 평당 420만원으로 베트남 일반 아파트보다 3-4배는 비싸지만 벌써 분양 물량의 30%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원 관계자는 "마감 공사 없이 골조만 완공한 뒤 분양되는 베트남 일반 아파트와는 달리 국내 최고급 수준의 마감재를 사용한 고급 아파트로 지을 계획"이라며 "외국인과 현지 부유층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 100% 분양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대원은 이 아파트 맞은편에 비슷한 규모로 2차 분양을 연내 진행할 계획이며 호찌민 빈탕 및 코박 지역과 베트남 중부도시 다낭 등에서도 아파트 공급을 추진하고있다. 올해 베트남에서 선보이는 아파트만 3천여가구에 이른다. 베트남이 우리 건설업계의 새로운 주택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경제 성장률이 높은 베트남은 인구가 8천만명(정부발표. 실제 인구는 1억명 이상 예상)에 이르지만 주택 보급률은 10% 수준으로 낮아 주택 수요가 풍부하다. 더욱이 최근 몇년간 부유층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어 거의 `묻지마 투자' 수준이라는게 현지에 진출한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정성문 삼성건설 하노이소장은 "베트남에는 부동산 외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뭉칫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적어도 이같은 분위기가 향후 10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택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코오롱건설, 대원, 경남기업, 동일토건 등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노이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노이 뚜 리엠 지구내 63만평에 외교단지, 업부.상업단지, 주거단지 등을 조성하며 아파트 5천가구도 분양할 계획이다. LG건설도 호찌민에서 10억달러 규모의 도로건설 및 주택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호찌민시 외곽순환도로 14㎞ 구간 공사를 수행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도심지 상업용지 4천평과 신흥 주택단지로 떠오르고 있는 냐베 지역 땅 100만평에 대한 토지사용권을 받는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호찌민시와 최근 체결했다. 이 밖에 월드건설도 베트남 아파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노이.호찌민=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