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총선 이후 선출되는 새 정부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의미로 이라크 대부분의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이라크군에게 이양할 뜻을 시사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6일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FT 회견에서 연합군은 이라크군의 치안유지 능력을 결정지을 새이라크 정부와 철수일정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군에게 넘겨줄 수 있는 지역들이 있다"며 "18개주(州) 중 14곳은 상대적으로 평화롭고 안정돼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러한 (치안통제권)이양 과정이 시작돼야 연합군의 완전 철수시기가 명확해 질 수 있다며 철수시기를 못박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나 이라크인들이나 될 수 있으면 빨리 떠나길 바라고 있다"며 "그 시기는 이라크군의 (치안유지)능력이 확보될 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영국이 선진8개국(G8) 의장국 지위를 활용해 국제사회가 '공통의제'를 설정하는데 기여하고 향후 영국 대외정책의 명확한 방향을 잡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통의제'를 미국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며 조지 부시 대통령 재선 후미국의 정책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사람들이 과소평가 하고 있으나 미국은 기후변화협약 관련 논의에 다시 참가하려 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레어 총리는 미국의 정책이 진화하고 있는 또 다른 예를 들며 앞으로 몇 주후면 중동평화에 대해 미국이 제시하는 매우 명확한 방침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블레어 총리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무력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는 일부 추측에 대해서는 '망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핵무기와 관련된 이란의 태도가 변하면 사람들도 분명 다른 방식으로 사태를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영 기자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