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조직위원회(위원장 홍건표 부천시장)는 25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현 프로그래머 두 명과 프로그램팀장 한 명을 교체하고 집행위원장 없이 영화제를 운영하기로 하는 내용의 올해 영화제 운영 방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는 지난 21일 정홍택 집행위원장이 제출한 사퇴서를 통과시켰으며 다른집행위원장을 위촉하는 일 없이 프로그래머들로만 올해 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김영덕, 김도혜씨 등 프로그래머 두 명과 프로그램 팀장 손소영씨 등 3인에 대해서는 재계약을 하지 않고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PiFan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30일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촉안을 가결하고정홍택 신임 위원장을 선임했으나 이 과정에서 영화계 등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취임 22일만에 정 신임 위원장도 사퇴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로써 올해 7월 개최 예정인 부천영화제는 행사를 반년도 남겨두지 않은 채 프로그램팀을 새로 구성해야 하며 영화제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집행위원장 없이 축제를 꾸며야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조직위가 프로그래머들을 재계약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절차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이날 이사회를 통해 기존에 사람들이 좋아하며 즐겼던 부천영화제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김 프로그래머는 이어 "그동안 함께 영화제를 운영해왔던 사람들이 모여 기존의대안적이고 가치 전복적이며 반항적인 부천영화제만의 특성을 다른 지역에서 살릴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기업스폰서를 받는 방식이 될 지, 다른 지자체의 지원으로행사를 꾸려나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