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4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최영도 변호사(67)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력이 하나 있다.


20년 넘게 토기만을 수집해온 토기컬렉터가 그것이다.


토기에 대한 그의 안목과 감식력이 고미술계에 정평이 나 있을 정도다. 최 위원장이 토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책 '토기사랑 한평생'(학고재)을 펴냈다.


그가 토기 수집을 시작한 것은 지난 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그림 도자기 조선목공예품을 수집하고 있던 당시에 고미술상에서 자주 마주치던 최용학씨(당시 중소기업은행 지점장)로부터 "토기를 수집해 토기전문박물관을 세우자"는 제의를 받고 토기를 수집했다고 한다.


최 위원장은 토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도 이 책에 소상히 소개했다.


담배를 끊은 지 오래된 최 위원장이지만 명품 토기만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담배를 꼬나물고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사이로 토기를 관찰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술회한다.


그는 또 진품을 선별하는 노하우로 "코로 우선 냄새를 맡아보고 냄새가 안 나면 그릇 표면에 슬쩍 혓바닥을 갖다대고 핥아본다"고 털어놓는다. 혀가 그릇에 잠깐 탁 달라붙었다가 떨어지면 진품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원삼국시대토기부터 조선토기까지 한평생 모은 토기 1천5백78점을 2001년 2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