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달러환율은 평균 9백60원 정도가 될 것이며 이 경우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3%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19일 삼성경제연구소와 한국외환연구원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5년 환율전망과 외환위험관리'심포지엄에서 정영식 삼성경제연 수석연구원은 올해 환율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구조적인 쌍둥이 적자(경상·재정적자) 문제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미국이 약한 달러 용인과 점진적 금리인상이란 현 정책기조를 유지하고,중국도 3%선의 위안화 평가절상을 연내 단행하는 것이 꼽혔다. 이 경우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에 대해 '점진적 약세'를 보여,원·달러환율은 연 평균 9백6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작년 평균 환율(1천1백43원70전·종가 기준)보다 1백83원70전 낮은 것이다. 환율이 이같이 하락할 경우 작년 31.2%에 달했던 수출 증가율은 7.8%로 떨어지고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작년의 2백56억3천만달러(1∼11월 중)에서 올해는 69억9천만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안정으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 증가율이 이처럼 한자릿수로 둔화될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정부의 목표치인 5%대에 크게 못 미치는 3%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환율과 금리에 대한 미국의 현 정책 기조가 유지되더라도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상을 단행하지 않고,국제 투기자본의 달러화 투매 현상이 벌어질 경우 달러화는 '급격한 약세'를 보여 원·달러환율도 평균 9백20원대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수출 증가율도 5.3% 수준으로 떨어지고 경상수지 흑자는 5억7천만달러로 급감,국내 경제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올해 달러화가 세계 주요국 통화에 대해 강세로 반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는 미국이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중국이 위안화를 15% 정도 대폭 절상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은 1천60원 정도로 19일 현재 환율(1천30원90전)보다 29원10전 정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영식 연구원은 "최근 상황을 과거 달러화 약세기와 비교해 볼 때 추가적인 달러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동아시아 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율 안정을 위한 한·중·일 공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같은 거시정책보다는 수출기업 지원과 통상압력 강화에 대비한 통상교섭기능 강화 등을 추진하는 한편 원고(高) 장기화에 대비한 경기 안정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