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18일 자오쯔양(趙紫陽) 중국전(前) 공산당 총서기의 장례 절차에 대해 전혀 아는바 없다고 밝혔지만 중국 당국의 결정 내용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오쯔양의 장례 절차에는 중국 당국의 그 뿐만 아니라 톈안먼 사태에 대한 제4세대 지도부의 평가와 입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톈안먼(天安門) 유혈 진압과 자오쯔양 실각에 대한 공식 입장은 명확하기는 하지만 장례 절차에서 이런 입장이 확인되게 된다. 원자바오(溫家寶)총리가 작년 3월 전국인민대표 전체회의 기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톈안먼 사태를 정치적 폭풍으로 부르며 당시 당국의 대응 조치와 판단은 옳았다고 한 것이 공식입장이다. 자오쯔양은 실각후 16년 간 가택 연금상태에 있었지만 사실상 국가 지도자급의전관 예우를 받아 생활이나 국내 여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쯔양의 장례에도 이런 지도자급 예우가 적용된다면 장례 기간은 7일 정도가될 것이지만 중국 당ㆍ정의 공식 입장을 살펴보면 자오쯔양은 국가 지도자급 지위를잃었다. 자오쯔양의 장례식은 따라서 빠르면 3일장으로 19일, 늦어도 5일장인 21일 가족장으로 치러질 것이란 관측이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 주석을 필두로 한 제 4세대 지도부는 텐안먼 사태에 개입되지 않았고 그동안 눈부신 경제 성장 결과 그의 사망에 별다른 부담감을 느끼지 않지만 그렇다고 자오쯔양의 지도자급 위상을 인정할 수도 없고 행여그의 사망을 계기로 민주화 요구 시위 등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가급적 장례를 조속히 치르도록 한다는 방침이라는 관측이다. 사실 중국에서는 개혁적 지도자들의 사망을 계기로 큰 시위가 난 전례가 있다. 1976년 1월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사망시 톈안먼(天安門) 광장에 모인 애도인파가 시위대로 변했으며,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도 당시 후야오방(胡耀邦) 공산당 총서기의 사망으로 촉발됐다. 한편 중국 지도자급들의 장례는 대개 7일장으로 치러진다. 1976년 9월9일 사망한 마오쩌둥(毛澤東)은 9일 후인 18일 톈안먼에서 추도식을갖고 마오쩌둥 기념관에 안치돼 방부처리된 시신이 지금도 관중에게 공개되고 있다. 마오쩌둥보다 8개월 먼저 1976년 1월8일 사망한 저우언라이는 7일 후인 15일 베이징 교외 바바오산(八寶山) 공묘에서 화장됐다. 개혁ㆍ개방의 총 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은 1997년 2월19일 사망해 6일만인 25일 화장돼 유해가 조국의 상공에 뿌려졌다. 최근 사망한 국가 원로들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중국을 막후 지배해온 공산당 `8노(8老)' 가운데한 명인 쑹런충(宋任窮)은 사망한 지 7일만인 지난 15일 역시 바바오산 공묘에서 화장됐고, 양상쿤(楊尙昆) 전 국가주석도 1998년 9월 22일 7일 화장이 치러졌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