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발표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외국인의 선물 투자 기법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선물 3월물이 최근월물(만기가 가장 짧게 남은 선물)이 된 지난달 10일 이후 꾸준히 선물을 사왔던 이들은 최근 주가 급등으로 큰 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화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지난달 10일 이후 약 7백40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선물을 지속적으로 사면서 누적 선물매수를 2만8천계약으로 증가시킨 뒤 이달 5일부터 12일까지 1차 차익 실현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인 13일부터는 재차 매수세를 강화해 최근 이틀 동안의 급등장에서 짭짤한 선물 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4천4백22계약의 선물을 순매도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같은 외국인 선물매매 기법에 대해 증권업계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무엇보다 국내 증시의 수급 상황이 매우 좋다는 점을 간파하고 선물 매수 전략에 나서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배당락 이후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 출회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연초 증시가 다소 조정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지만 외국인은 연·기금 등 기관의 매수 여력이 탄탄해져 지수가 크게 밀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선물을 매수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이런 분석에다 지수가 전고점을 상향 돌파하면 선물을 사고 전저점을 깨고 내려가면 파는 이른바 '추세매매기법'이 최근 급등장에서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