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독일 지멘스와 컨소시엄을 구성,자동차 전장품 메이커인 현대오토넷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현대오토넷 인수전은 현대차-지멘스 컨소시엄과 독일 하먼베커,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자동차 등 3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17일 예금보험공사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지멘스 컨소시엄 △하먼베커 △상하이차 등 3개사는 지난 10일부터 현대오토넷 인수를 위한 실사를 벌이고 있다. 예보는 지난 12월말 현대오토넷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한 7개사 중 이들 3곳을 예비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현대오토넷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텔레매틱스 등 차량용 멀티미디어 및 정보기술(IT)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인수해 완성차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그동안 현대모비스와 본텍을 통해 독자적으로 자동차 전장 분야 기술을 개발해 왔으나 단시일 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오토넷 인수 쪽으로 전략을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오토넷 인수를 포함해 전장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오토넷은 국내 자동차 전장품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 최대 메이커로 현대차 전장품 수요량의 70% 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반면 기아차의 현대오토넷 구매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나머지 카오디오 및 AV 제품을 그룹 계열사인 본텍에서 가져다 쓰고 있다. 이같은 시장 구도에 비춰볼 때 현대차가 현대오토넷을 인수할 경우 그룹 계열사인 본텍과 합쳐 차량용 카오디오 및 AV 분야의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서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금지 규정에 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현대차가 이같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지멘스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