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협상 특사를 지낸 미 브루킹스 연구소의 찰스프리차드 객원연구원은 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죽은 뒤에 북한 정권이 유지될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클린턴 정부 당시 대북특사였던 프리차드 연구원은 이날 열린우리당 싱크탱크인열린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동북아 평화.번영 국제심포지엄'에 참석, "김일성 주석 사후에는 김정일이라는 확실한 후계자가 확정돼 있었지만 2세대에서 3세대로 갈때는 (족벌 권력의 이양이) 성공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김 국방위원장의 사후에는 (북한에) 혼란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려 하겠지만 실패의 시대가 빨리 오게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김정일 정권의 급속한 붕괴는 한반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 하의 미국에 북한의 붕괴 또는 경착륙이 만족스럽게 보일 수 있으나 그에 따른 불안정과 비용은 득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차드 연구원은 또한 "한국의 과도한 대북지원 정책들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장기적인 한반도 통일계획에 대해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얻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특히 북한내 기반시설 발전에 집중된 (한국의) 면밀하고도 단계적인 계획들이 김정일 정권을 과도하게 지원하고 있다는 인상을 미국에 주지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국이 북한에 지원을 할 때는 미국 정부를 설득시키고 이해시킬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대북 지원의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너무 많은 지원을 해 현재의 북한 정권을 유지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면 미국이 이를 좋아할 리 없다"며 "현재 개성공단 경협 정도는 이해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회를 맡은 문정인(文正仁) 동북아시대위원장은 "김정일 정권이 없어지면 북한이 붕괴된다는 것은 지나치게 흡수통일론 시각에서 본 것"이라며 "주권국가로서 북한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위원장은 "흡수통일은 하나의 방법일 뿐 반드시 단일화 방식의 통일일 필요는 없다"며 "우리 정부는 흡수통일 유일론식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고 합의에 의한중장기적 통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위원장은 또한 "북한 붕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북한 전문가가아니고 `아마추어 제너럴리스트'들"이라며 "남북한 통일은 공동체 통합 방식이 될수도 있고, EU(유럽연합)처럼 남북연합이 될 수도 있고, 낮은 단계의 연방제 방식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장관도 이날 프리차드 연구원이 참여한 토론에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핵문제 해법에 대한 즉석 질문을 받고 "북핵 문제가해결돼야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에 평화가 오고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동아시아의 희망을 밝히는 대오에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