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국적자가 만 18세 미만의 나이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아 병역법상 제1국민역에 편입됐다면 병역의무 종료나 면제 이전에는국적을 이탈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4부(김능환 부장판사)는 6일 미국 태생의 이중국적자 손모(23)씨가 만 19세 때 한국국적 포기신고를 했으나 수용되지 않자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국적이탈신고서 반려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적법 14조는 제1국민역에 편입된 이중국적자는 군복무를 마치거나 면제받기 전에는 국적을 이탈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만 18세전에 국적을 포기하지 않아 병역의무가 부과됐다면 병역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국적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한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국적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위헌적'이라는 원고 주장에 대해 "법률행위의 의미와 효과를 판단하는 사법상 능력과 국적을 선택하는 능력은 본질적으로 다르며 교육수준 향상, 언론ㆍ통신매체 발달 등을 감안하면 18세 이전의 국적선택이 비합리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남북이 휴전선을 경계로 군사적 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병역의무의 확보와 일반 국민과 형평성도 중요할 뿐 아니라 이중국적자가 병역의무와관련해 아무런 제한 없이 국적을 포기할 수 있게 할 경우 공익상 폐해가 크다"고 덧붙였다. 1981년 9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태어나 한ㆍ미 이중국적을 가지게 된 손씨는 2001년 3월 법무부에 국적이탈 신고를 했지만 "18세 때 제1국민역에 편입됐으므로 병역의무를 해결하지 않은 이상 국적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