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님! 팔만 쓰면 안되지. 팔로스로 (FollowThrough) 알지. 어깨, 허리, 팔이 삼위일체가 돼야 된단 말야" 4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전주고등학교. 이 학교의 실내 체육관에는 통일 기념 한ㆍ중 탁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한반도팀의 선수는 김수로와 신이, 중국팀남녀로 감우성과 이칸희가 라켓을 쥐고 있다. 네 남녀는 통일 자작극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6㎜ 디지털 카메라로 중계되는이날 탁구 경기의 시청자는 통일을 간절히 기원하는 고령의 아버지(신구). 북에 두고 온 가족 타령을 하는 이 아버지를 위해 아들 명석(감우성)과 명규(김수로)는 통일 연극을 `저지르게' 된다. 유쾌한 통일 자작극 `간큰가족'(제작 두사부필름)이 5월 개봉을 목표로 촬영되고 있다. 탁구 선수 흉내를 내며 잔뜩 잘난 척을 하고 있는 사람은 이날 경기의 연출자이기도 한 둘째 아들 김수로. 여자친구 춘자역의 신이는 자꾸 라켓의 뒷면으로 공을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고 있다.반면, 상대편 복식조인 감우성과 부인역 이칸희는꽤나 진지한 모습이다. "춘자야, (서브 넣을 때는)니 땅을 먼저 맞춰야 되는 거야~" "자, 3구째는 무조건 `조저야'(때려야) 되는 겁니다" 등등 둘째아들의 강습은 계속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날라가는게 공인지 라켓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엉망진창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자, 모니터 확인합시다." 탁구 경기 장면인 만큼 배우들의 복장은 반소매 T셔츠와 반바지. 실외보다 더 추운 실내에서 촬영되고 있는 까닭에 촬영장의 가장 큰적은 바로 추위다. 조명남 감독의 묵직한 `컷' 소리가 퍼지자 담요에 점퍼를 들고배우들에게 달려가는 매니저들이 바빠진다. 영화는 줄거리면에서 독일 영화 `굿바이 레닌'의 한국판이라고 할 만하지만 사실 97년 영화진흥공사의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이다. 2003년 개봉한 `…레닌'보다 6년 빨리 기획됐던 것. "자칫 딱딱해 지기 쉬운 소재지만 통일과 남북 관계의 이야기를 밝고 유쾌하게 보여주고 싶다"는게 제작사 두사부필름의 허태구 대표가 밝힌 기획 의도다. 지독한 추위 속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간큰가족'의 출연배우와 스태프들은 유난히 유쾌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배우들은 장면 장면 어떻게 하면 더유쾌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까 머리를 맞대고 있고 이런 고민 끝에 나오는 장면은스태프들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들 정도로 촬영장 내의 `흥행'에서 성공을 거두고있다. 배우들도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쁘다. "수로씨가 없었으면 (연기하기) 힘들었을것"이라는 감우성의 말에 "감우성씨의 매력은 겸손에 있고 스태프들도 그 겸손에 `뻑'이 가 있다"며 농담을 던진다. 현재 전체의 30% 가량 촬영을 마친 `간큰가족'은 순제작비 30억원을 들여 2월말까지 촬영된 뒤 5월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전주=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