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3세 패션 디자이너 한안순(29.여)씨와동포 2세 모델 안미가(31.여)씨는 올해 일본 패션계를 움직일 유망주이다. 현대적이고 여성스러운 스타일링으로 유명한 화제의 브랜드 `Han ahn soon'의디자이너 한씨는 일본인의 차별을 두려워하지 않고 한국 이름을 그대로 브랜드명으로 해 성공했다. 오사카(大阪) 출신인 한씨는 고등학교를 졸업, 복식전문학교로 진학해 곧바로디자이너가 된 케이스. 의류 기업 '르쉘부르'에서 경력을 쌓은 그녀는 2003년 봄ㆍ여름 도쿄(東京) 컬렉션에서 `쇼와(昭和)'를 테마로 기성세대의 세련된 옷에 애니메이션 모티프를 담은 작품을 출품, 일약 `샛별 브랜드의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현재는 유행 발신기지로 유명한 오사카 소재 `동서 2대 백화점'에도 점포를 냈다. 한씨 작품의 특징은 산뜻한 배색과 허리 위치가 약간 높은 여성스러운 라인. 그녀는 5일 재일본 대한민국민단(민단)이 발행하는 민단신문과 인터뷰에서 "여성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쇼를 할 때는 서양인 모델에 맞도록, 점포용으로는내가 입고 싶은 옷을 디자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씨는 "올해 파리 컬렉션에도 출전할 것이다. 단순히 `파리 컬렉션에 출품했다'가 아닌 의미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며 "현재 디자인 면에서 `재일(在日)'이라는사실을 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컬렉션에서는 `한ㆍ일 의상의 융합'이라는 작품도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 모델로 발돋움한 안씨는 18세 때 영국 패션지 `IㆍD'에 사진이 게재된것을 계기로 파리 컬렉션 등 세계 무대에서 모델로 활약했다. 그녀는 2002년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연세대에 유학했으며, 지난해 봄부터 NHK 방송 `4시입니다 카미가타클럽(上方具樂部)' 진행을 맡았다. 나이키 등의 광고모델과 영상작품에도 다수 출연했다. 안씨는 "패션에서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있을지 모르지만 감수성에서는 한국쪽이 풍부한 것 같다"며 "겨울연가가 일으킨 한류를 바탕으로 패션 부문에서 진출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본은 한국의 탐욕스러운 호기심과 감수성을, 한국은 일본의 세련된심미안(審美眼)에 대해 서로 배우면서 발전시켜 `아시아'라는 틀에서 구미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