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요즘 증권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주가 급증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부터 석달간 이 회사가 수주한 국내 공공공사 물량은 7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초부터 작년 3분기 말까지 9개월간 따낸 공공공사 수주(9천2백49억원)의 75%에 달하는 물량이다. 토목공사 수주 실적도 급증했다. 작년 3분기까지 누계 수주액은 5천3백76억원이었지만,10월 이후에는 5천7백억원에 달했다. 이를 포함한 현대건설의 작년 전체 수주 실적은 7조원대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선일 동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건설이 따낸 공사는 규모도 규모지만 수익성이 높은 턴키·대안공사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턴키·대안공사 수주규모는 10월 이후에만 8건(4천3백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최근 4∼5년간의 구조조정에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현대건설은 사실 작년 8월 이후 시장의 본격적인 재평가를 받았다. 작년 8월초 7천1백5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10월말 1만5천6백원으로 배 이상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이 회사 실적을 악화시켰던 해외공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향후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재료가 됐다. 1997년부터 2000년 초반까지 수주된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동남아지역 저수익 공사들이 실적에 잡히면서 이 회사의 원가율은 2001년 1백16.8%,2002년 1백12%로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엔 원가율이 90.6%로 뚝 떨어졌다.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은 3조4천4백51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7천2백5억원)보다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순이익은 1천1백4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백29억원)보다 81.3% 급증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실적은 올해도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홍콩 컨테이너 부두 등 저수익 해외토목공사가 작년말 완공돼 원가율이 하향 안정화되고 △구조조정이 완료되면서 자산이 건전화돼 일회성 손실 요인이 줄고 △신용등급도 올라 평균 조달 금리도 떨어지고 있어서다. 이창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주 가운데 최고의 이익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황중권 현대증권 연구원은 "특히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부문은 향후 2∼3년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가급등으로 오일달러가 풍부해진 중동 산유국들이 최근 플랜트 및 발전시설 발주를 늘리고 있어 현대건설의 해외공사 매출은 2007년까지 매년 17.2%씩 늘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수급상 부담이 있다면 작년 11월말 현재 9백75만달러 규모의 해외전환사채(CB)와 현재 소송이 진행중인 4천3백만달러의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창근 연구위원은 "이 사채들이 모두 주식으로 바뀐다 해도 이는 발행주식수의 1.3%에 불과해 큰 부담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