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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실의 '산업정책 읽기'] 대기업이냐 벤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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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신년사에서 이른바 '동반성장'을 특히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제일 먼저 거론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다. 이어 청와대 신년하례 자리에서 대통령은 내수회복을 위해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해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기업은 잘 나가고 있으니 이제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꾀하고 이를 통해 투자도 촉진하고 일자리도 창출해 보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신(新)벤처정책이다. 그동안 벤처라는 용어조차 사용하길 꺼려해왔던 정부이고 보면 그만큼 경제 활성화가 절박하다는 인식인 듯하다. 신벤처정책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엇갈린 반응들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복잡하다는 것을 말해주는지도 모르겠다. '과거 실패한 정책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부작용은 생각지 않고 온갖 정책들을 마구 끌어다놓은 게 아니냐' 등의 비판도 없지 않다. 물론 그런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목표가 동반성장에 있다면 과거에 비해 진일보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 전의 정부는 벤처를 대기업과의 '동반'이 아닌 대기업을 '대체'하는 성장동력으로 키워보겠다는 생각을 가졌고,그것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정책 중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코스닥 벤처캐피털,그리고 기타 인프라 등 이른바 '벤처생태계' 형성에 역점을 두면서 대기업을 그 생태계에 '명시적으로' 집어 넣은 것이다. 예컨대 대기업의 벤처기업 출자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예외인정 범위를 확대키로 한 것(현재 대기업이 지배목적 없이 벤처기업에 지분의 30% 미만을 투자하면 출자총액제한제도 대상에서 제외하는데 이 비율을 높인다는 얘기)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하면 의미있는 변화다. 그러나 나머지 반을 마저 채울 수는 없는 것일까. "벤처는 고위험,고수익인 만큼 정책도 모험을 하겠다"고 어느 정책당국자가 말했다지만 대기업 규제만은 결코 모험을 걸지 않겠다는 생각인 모양이다. 정부는 언제까지 '예외인정'에만 매달릴 작정일까. 벤처는 투자유치 인수합병 등을 절실히 원하고 있고,대기업은 현금이 넘쳐나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의 투자가 확대되면 벤처에 대한 사회적 신뢰 회복에도 힘이 될 지 모른다. 한마디로 대기업 규제는 벤처기업에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를,무엇을 위한 규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기업과 벤처기업 동반성장의 열쇠는 '협력'과'경쟁'에 있다. 벤처기업에 있어서 대기업은 시장이고,자금 공급원이며 또한 인수합병을 통한 퇴로다. 또 대기업에 있어서 벤처기업은 신기술 공급원이다. 지금은 기업경쟁력이 단위기업보다는 소위 확장기업(extended enterprise)에서 나온다. 이른바 네트워크 경쟁력이다. 벤처기업은 그 네트워크의 핵심 인프라라 할 수 있다. 대기업이 일종의 '기술지주회사'로 발전할 수 있다면 대기업도 벤처도 공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기업규제는 그런 협력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벤처기업 중에는 독립적으로 성장,대기업으로 발전하는 기업도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존 대기업도 자극받고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자면 공정한 경쟁이 보장돼야 한다. 불공정 행위가 난무해선 안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정작 벤처기업들이 원하는 경쟁촉진 정책은 뒷전이고 엉뚱하게도 기업규모 기준의 규제정책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지 않은가. 결론은 간단하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동반성장을 꾀하려면 정부의 기업정책이 하루빨리 변해야만 한다. 논설위원ㆍ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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