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관심과 구호열기가 쓰나미(지진ㆍ해일) 참사를 입은 아시아에 집중되면서 전쟁과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각국이 아프리카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유엔에 따르면 쓰나미 대참사 이후 아프리카의 어려운 사정을 소개하는 보도가 급격히 줄어들고 아프리카를 위해 구호기금을 납부하려는 움직임도미약해 지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일 미국의 ABC 방송에 출연해 소말리아, 우간다, 콩고, 체첸 등지의 비상상황이 잊혀져 가고 있다며 부유한 국가들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구호기금 헌납비율을 좀 더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난 총장은 "콩고의 경우 하루 1천명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3∼4개월이면 동부 콩고에서 쓰나미 희생자와 비슷한 규모의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그러나 아난 총장의 이같은 호소가 얼마나 먹혀들지는 유엔도 장담할 수 없는상태. 유엔이 지난해 인도주의에 호소해 모은 성금은 2003년은 물론, 2002년에 비해서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사진과 TV영상을 통해 하나하나의 사연들이 안방에 전달되지 않는한 아무리 높은 기아, 사망에 관한 통계치를 제시해도 구호기금 납부열기를 자극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아난 총장도 ABC 방송에서 "지난 7일간 쓰나미 구호기금으로 모은 성금이 2004년 한해 인도주의에 호소해 모은 성금 총액 보다 더 많았다"고 토로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은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절대적 빈곤하에서 거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면서 "부유한 30∼40개나라가 빈곤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에겔란트 사무차장은 노르웨이가 GDP의 0.92%를 구호기금으로 헌납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부유한 나라들이 현재 GDP의 0.2%만 헌납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GDP의0.7% 까지 헌납액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은 아프리카 등지의 어려운 나라 14개국의 빈곤층 2천600만명이 생명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데 필요한 돈이 3억 달러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