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1천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돼 지난 1994년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은 93년과 94년 두차례 적자를 낸 적이 있으나 95년과 96년 각각 3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데 이어 97년 이후부터는 매년 조단위의 흑자를 냈으며 2003년에는 2조 19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한은의 주수입원은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한 외화자산 운용수익이고 지출은 통화안정증권 관리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환율 하락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통화안정증권의 과도한 발행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142조 7730억원으로 2003년말의 105조 5천억원 대비 37조2천여억원이 늘어나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순증기록을 세웠는데 이에 따른 연간 이자부담만 5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은은 이러한 통안증권의 이자부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저금리 기조로 적자규모가 예상보다 상당부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이 적자를 낼 경우 현재 6조원에 달하는 자체 적립금을 통해 부족분을 충당 하기 때문에 재정운영상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중앙은행이 회계운영에서 적자를 내면 대외신인도에는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