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이 골프 샷 요령을 부문별로 설명하는 "프로골퍼들의 테마 레슨"을 매주 화요일에 싣습니다.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남녀프로골퍼들이 직접 나서 부문별 샷이나 전략에 대한 노하우를 전할 것입니다.


첫 번째 레슨은 미국 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최경주 프로가 맡습니다.



"벙커샷을 잘 한다"는 말을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내가 고향인 전남 완도의 모래사장에서 벙커샷 연습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것은 한 부분에 불과하다.


내가 그린사이드 벙커샷에 자신을 갖게 된 것은 미국에 진출하고나서부터다.


미국의 그린사이드 러프는 한국코스와는 사뭇 다르다.


볼을 꺼내긴 하더라도 원하는 스핀과 거리 컨트롤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성하고 억세다.


그래서 "러프에 들어가는 것보다 차라리 볼을 벙커에 빠뜨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그러다 보니 벙커샷 연습을 남들보다 많이 해 '주무기'로 평가받게 됐다.




◆셋업:스탠스와 클럽페이스를 오픈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골퍼가 알고 있는 기본이다.


중요한 것은 클럽을 쥐는 순서다.


클럽페이스를 일단 오픈한 뒤 그립을 해야지,그립을 한 상태에서 손을 돌려 페이스를 오픈하려고 하면 임팩트 순간 다시 스퀘어로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클럽페이스를 오픈하면 페이스는 목표보다 오른쪽을 가리키게 된다.


그 상태에서 오픈된 스탠스(몸의 정렬)를 따라 스윙해 주면 클럽은 아웃-인 궤도로 모래를 파고 지나가게 되고 볼은 목표를 향하게 된다.


샌드웨지의 바운스가 파고드는 지점은 볼 뒤 2cm(약 1인치)정도가 좋다.


◆거리 조절:벙커샷 거리조절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게리 플레이어처럼 퍼내는 모래의 양으로 거리를 조절할 수도 있으나 이는 아마추어들에게 너무 어렵다.


내 경우 백스윙 크기로 한다.


목표까지의 거리가 5m든 10m든 임팩트와 그 후의 폴로스루는 똑같이 해준다.


특히 임팩트존에서 클럽헤드 스피드가 늦춰지지 않도록 한다.


단 거리가 짧을 경우 백스윙을 작게 하고,거리가 길 경우 백스윙을 조금 크게 해준다.


핀까지 30m이상 남을 경우엔 피칭웨지를 잡는다.


클럽만 다를뿐 나머지 요령은 일반적 벙커샷과 동일하다.


◆라이가 나쁠때:볼이 묻혀 있는 'buried lie'나 'fried egg'일 경우 요령은 조금 다르다.


클럽페이스를 일반적 아이언샷을 할때처럼 스퀘어로 유지해야 한다.


백스윙은 급한 궤도로 올렸다가 다운스윙에서는 내려찍고,폴로스루때는 다시 걷어올린다는 생각으로 쳐주면 된다.


라이가 좋은 벙커샷을 할때 클럽헤드의 궤도가 'U자형'이라면 라이가 좋지 않을때는 'V자형'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 틀림없다.


◆긍정적 마음가짐이 중요:아마추어들은 볼이 벙커에 빠지면 부담을 갖는다.


그러나 그럴 필요 없다.


위에서 말한 '기본'을 되살려 볼 뒤를 쳐주기만 하면 볼은 대부분 탈출하게 돼있다.


'홈런성 타구'를 염려한 나머지 임팩트순간 클럽헤드를 멈추지 말고,피니시까지 가속을 해주면 벙커샷은 여러분의 편이 될 것이다.


정리=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