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도 정치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국회 과반 의석 붕괴 여부와 정계 개편 문제다. ◆초읽기 들어간 여당 과반 붕괴=현재 국회 의석 분포는 열린우리당이 1백50석,한나라당 1백21석,민주노동당 10석,민주당 9석,자민련 4석 등이다. 열린우리당이 한 석만 잃어도 과반은 무너진다. 그나마 이런 불안한 과반 유지도 오래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장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 판결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의원이 6명이나 된다. 1심에서 중형을 받은 의원만 3명이다. 이 중 다수는 올해 초 의원직을 잃을 우려가 크다. 반면 한나라당은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의원이 1명에 불과하다. 배지가 떨어지는 지역은 올 4월 재·보선을 치른다. 경제난으로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데다 지지도가 20%대에서 고착화돼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4월 선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4월 선거는 해보나마나"라며 "지금과 같은 기조로는 패배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4월 선거에서 의석 구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열린우리당 의석이 1백45석 안팎으로 줄고 한나라당의 의석이 1백28∼1백30석으로 늘어 두 당의 의석차가 당초 31석에서 15석 안팎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여권의 정국 주도권이 크게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계 개편 이뤄질까=여당의 과반 붕괴와 정국 주도권 상실은 정계 개편 흐름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여권으로서는 정국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정치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 놓이기 때문이다. 여권 주변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대체로 두 가지다. 하나는 의석 9석의 민주당과 통합,과반 의석을 다시 확보하는 것이다. 이른바 '소통합'이다. 최근 여권 주변에서 가장 현실적인 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염동연 의원은 아예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4월 전당대회에서 민주당과의 합당을 공약으로 내걸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다수의 의원들 사이에도 "두 당의 색깔이 같은 만큼 합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이에 민주당 일부 의원이 동조하는 분위기이지만 한화갑 대표 등 일부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당 뜻대로 합당이 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나리오는 이번 기회에 이념과 노선을 고리로 여·야 경계를 넘어 '헤쳐모여'하는 안이다. 여당 내 20∼30명 정도로 추정되는 보수파가 한나라당으로 가고 거꾸로 한나라당 내 개혁파가 여당에 합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최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내부에서 일부 색깔이 맞지 않는 인사를 겨냥해 "당을 떠나라"라는 얘기가 공개적으로 나온 것은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