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LG카드 출자전환을 위한 채권단과 LG그룹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채 전격 추진한 심야협상마저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제 올해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서 과연 LG카드 청산이 현실화되느냐, 막판 극적 타결이 이뤄지느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앵커] 차희건기자, 어제(29일) 저녁에 예상외로 채권단-LG그룹 고위관계자의 전격 협상이 있었는데 그 내용 먼저 전해주시지요. [기자] 산업은행 이윤우 부총재와 LG 강유식 부회장이 어제(29일) 밤 여의도 모 음식점에서LG카드 증자 문제로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채권단-LG 심야협상 합의실패 이날 회의에 배석한 산업은행 나종규 이사는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설명한 뒤 차이를 좁히는 시도를 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고 다시 만날 일정도 잡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나 이사는 "오늘(30일) 채권단의 입장을 설명하는 기자회견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최고위급 협상 '토대마련'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모종의 타협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지고 양측의 최고위급 협상까지 열릴 예정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의견접근을 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제 오후 LG그룹이 공평분담 기준을 마련해서 두가지 협상안을 제시하자 채권단은 바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내용을 다시 얘기해주시지요. [기자] 어제(29일) LG그룹이 법률.회계법인에 의뢰한 결과를 바탕으로 두 가지 협상안을 제시했는데 채권단을 대표하는 산업은행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LG그룹 분담금 제시안 -LG공평분담 1800~2643억 주장 ->청산 손실기준 1800~1848억 ->출자전환 가치 2399~2643억 -LG증권매각부족 2717억 우선부담 -채권단 제안과 4천억차이 걸림돌 LG그룹이 제시한 두 가지 방안을 살펴보면출자규모는 1800억원에서 2643억원입니다. 1안은 청산을 가정한 손실기준으로 총 증자액 1조2천억원중 채권단이 1조152억원~1조200억원을, LG그룹은 1800~1848억원을 부담하게 됩니다. 2안은 LG카드가 청산되지 않을 때 예상되는 양측의 투자수익률을 기준으로 채권단이 LG투자증권 매각 부족액 2717억원을 먼저 출자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총 증자액 1조2천억원중 채권단이 2717억원을 출자전환하고 남은 9183억원중 2399~2643억원을 LG그룹이 부담하겠다는 것입니다.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이면 LG그룹은 5천억원을 후순위채로 전환하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방안을 선택해도 LG그룹의 출자전환규모는 최대 2600억원 수준이어서 채권단이 수정제안한 6700억원과는 최소 4천억원이상의 차이가 나게되자 채권단은 즉각 거부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채권단은 왜 심야협상을 또 시도했나요. [기자] 채권단이 어떻게 해서라도 LG그룹의 증자참여를 이끌어내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채권단 끝까지 협상의지표명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은 LG그룹의 제안을 받고 내부검토를 거친 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지만 불과 몇시간 뒤에 LG그룹과 고위급 회담을 마련한 사실이 이를 입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밤 산은 이윤우 부총재와 LG 강유식 부회장이 만났는데 협상이 잘 이뤄질 경우 유지창 총재와 구본무 회장이 만나는 자리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고위급 인사들이 만날 계획까지 세운 사실은 양측이 실제로 상당한 수준에서 의견 접근을 본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게 합니다. [앵커] LG카드문제만 나오면 똑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협상이 또 결렬됐으니까 이제 LG카드는 청산 절차를 밟게되나. [기자] 양측의 심야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LG카드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LG카드가 청산으로 갈 가능성은 여전히 낮아 보입니다. LG카드 청산 가능성 낮아 채권단은 LG그룹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증자 참여를 29일까지 밝히지 않으면 LG카드는 자동으로 청산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당장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기관이 LG카드의 신용등급을 3단계나 낮출 것으로 보이는데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상환 요구와 기업어음 만기 연장 어려움 등으로 LG카드는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게 된다고 채권단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채권단이 LG그룹과 타협을 모색하고 있는데다 채권단이 정부에 정식으로 중재를 요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가 금융시장과 국민경제 안정을 이유로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높습니다. [앵커] LG카드가 쉽게 청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 [기자] 채권단이 그동안 밝혀온 대로 LG카드에 대해 바로 청산 절차를 밟기보다는 추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청산보다는 추가협상 전망 어제 LG카드는 채권단과 LG그룹의 최종 결정을 보고 추가증자를 위한 이사회를 열 예정이었는데 이 또한 잠정 연기되었습니다. 채권단이나 LG카드를 포함한 LG그룹이나 내년 1월10일 전후까지도 추가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에 다시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입장 표명,정부중재기대 특히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오전 초청 강연에서 "시장규율에 따라 당사자가 합의하는게 최선이며 만약 시장규율이 작동되지 않으면 감독규율이 작동될 수도 있다"고 말해 청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감독당국이 중재에 나설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결국 오늘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에서 열리는 기자회견 형태의 입장표명에 따라 막판 대타협이 나올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