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더욱 강화해 전남쌀을 명실상부한 전국 제1미로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의무 수입물량 확대를 골자로 한 쌀 재협상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불리한 여건을 뚫고 올해 전남쌀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늘려 주목받고 있는 김동해 전남농협지역본부장은 "전남쌀의 경쟁력인 품질 향상에 더욱 주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올해 유엔이 정한 '세계 쌀의 해'를 맞아 그 동안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고객 밀착 마케팅과 우수 브랜드쌀 육성으로 6천7백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9백억원 이상 늘어난 판매실적은 가격경쟁력이 크게 뒤지는 국내산 쌀도 품질 우위와 적극적인 마케팅만 이뤄진다면 쌀시장 추가 개방의 높은 파도를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김 본부장이 '쌀장사'에 적극 나선 것은 전남쌀이 품질에 비해 너무 싸게 팔리고 있다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싸다 보니 더욱 안 팔렸습니다. 심지어 대형 유통매장의 세일 행사 때 전남쌀이 미끼상품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럴수록 소비자들은 더욱 전남쌀을 외면했습니다." 전남쌀이 전국 쌀 생산량의 20% 이상을 점유할 만큼 흔해 '저급 저가미'라는 오해를 받아왔다는 그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남쌀 명예회복 운동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03년과 올해 수도권에서 '전남 명품쌀 총진군' 행사 등 판촉활동과 함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매장에서 전남쌀로 밥을 지어 맛보게 하고 경기미나 철원 오대미를 사가는 사람들에게도 시식용 소포장 12만4천개를 배포해 맛과 미질을 비교하도록 했다. 지난달 초에는 '친환경 전남쌀 밥맛 없으면 즉시 환불해 드립니다'를 기치로 내걸고 5t트럭 3백여대에 쌀을 싣고 전국을 돌며 판촉 대장정을 벌여 54억원의 판매액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전남쌀이 경기미 수준의 제 값을 받을 경우 매년 2천억원가량의 농가소득이 늘어나고 시·군당 1백억원 정도의 소득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향후 친환경 쌀과 기능성 고품질 쌀 생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