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개념이나 기획을 몇 개의 간단한 그림으로 표시해 놓으면 쉽게 이해된다. 지도도 마찬가지다. 문자로 설명했을 땐 추상적이던 내용이 지도 위에선 생생한 실체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지도를 이용해 역사나 종교 등을 설명한 책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사계절출판사에서 나온 '아틀라스 한국사'와 '아틀라스 세계사'는 지도로 읽는 역사다. 시간적 순서에 따라 기술돼온 역사적 사건들을 하나의 공간에 펼쳐놓음으로써 역사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 한국교원대 송호정 교수 등이 충실한 고증을 통해 집필한 '아틀라스 한국사'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사 전체를 93개 항목으로 편집해 지도 위에 재현했다. 실제 지형과 지세를 실감할 수 있게 하는 입체지도와 93개의 사진자료,46개의 다양한 다이어그램 등이 당대의 역사 현장을 최대한 살려낸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역사학과 지오프리 파커 교수가 엮은 '아틀라스 세계사'는 타임즈북스가 초대형판으로 엮어낸 대작 '타임즈 세계사'의 축쇄판.인류의 기원으로부터 지구환경의 위기까지 세계사를 80개 항목으로 간추려 서술하면서 지도,사진,도표 등으로 세계사의 큰 흐름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각권 2만3천8백원. '지도로 본 세계 종교의 역사'(프랭크 웨일링 외 지음,김한영 옮김,갑인공방,5만9천원)는 지도를 통해 각 종교의 탄생과 변천과정을 설명한 책.힌두교 불교 그리스도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주요 종교들의 기원과 발생,변천사는 물론 지역별 분포 추이도 함께 담아냈다. 화니북스에서 나온 '경험의 지도'와 '사랑의 지도'는 사랑과 경험(삶)의 세계를 커다란 대륙으로 설정하고 진정한 사랑의 섬을 찾아가는 길과 인생의 대표적인 경험을 지도로 표현하고 있다. 사랑의 은밀한 감정과 복잡한 심리를 '배신당한 통통배''비통과 좌절의 증기선' '임신의 도시' 등 공간적 단어로 시각화하고,삶의 중요한 경험들을 '지혜의 만'과 '호기심의 숲''봉급명세서의 도로''고독의 평야' 등에 배치해 놓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