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 덕분에 미국이 관광 특수를 누리고 있다. 26일 로이터통신은 쉐라톤호텔 등을 운영하는 스타우드인터내셔널 관계자의 말을 인용,"뉴욕과 보스턴 등 동부 해안에 있는 호텔들이 크리스마스 쇼핑을 즐기는 유럽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다"며 "환율 효과가 엄청나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주 미국에서는 장난감 등 내국인이 주로 사는 전통적 크리스마스 선물은 전년보다 덜 팔린 반면 외국인이 많이 사가는 보석류와 향수 판매는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미국 여행산업협회(TIA)에 따르면 올해 미국을 다녀간 외국인은 지난해보다 6.4% 많은 4천3백만명을 기록,9·11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 들어 9월까지 집계에서 미국을 방문한 아시아 관광객은 전년 대비 22.5%,서유럽 관광객은 15.3% 늘었다. 할리우드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는 특히 중국 일본 한국인 관광객이 몰려 올 들어 입장객 수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광이 되살아난 이유는 환율 영향이 컸다. TIA는 "테러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미국 여행이 3년간 얼어붙어 있었기 때문에 달러 값이 속락하자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되살아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 유로화에 대한 달러 값은 연초 대비 7%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의 관광 수입도 3년 만에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TIA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미국에서 쓴 돈은 작년보다 11% 많은 7백2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단체는 내년에도 미국 관광 회복세가 지속,올해보다 5% 많은 외국인이 미국을 찾고 돈도 8%를 더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 3년동안 줄도산 위기에 내몰렸던 세계 항공 업계도 덩달아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2000년 5천1백만명(8백20억달러 지출)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후,테러와 사스 등의 영향으로 지난 3년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