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개점이래올해 처음으로 매출감소를 보여 경기침체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계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21일 교보문고가 내놓은 `2004 교보문고 도서판매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광화문점의 도서매출액은 2004년 12월 14일 현재 95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 959억원에 비해 0.91% 감소한 수치다. 지난 1981년 문을 연 이후 23년간 지속적인 매출 신장세를 보이던 광화문점의매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화문점은 광복 이후 최악의 불황이었던 IMF 외환위기속에서도 비록 소폭이나마 매출신장세를 보였다. 도서분야별 판매량 증감추이를 보면 전년과 비교해 경제분야(4.4%), 외서인문분야(4.0%), 일본서적분야(9.7%)만 4% 이상의 판매량 증가를 보였을 뿐 나머지 분야는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소설 11.8%, 컴퓨터 15.3%, 유아 10.4% 등의 경우 두자릿수 이상 감소하는 등 불황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점은 욘사마의 인기를 필두로 한 한류열풍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의 증가에 힘입어 일본서적의 판매가 무려 9.7%나 증가하는 등크게 신장했다는 점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그나마 광화문점은 형편이 나은 편으로, 다른 대형서점의경우는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감소를 기록했다는 말도 있다"며 "장기불황으로 가계소비, 그중에서도 특히 문화부문 소비가 줄어들면서 출판계 전반의 매출이 감소한 것같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출판사 매출 악화는 새로운 책을 출간하기 위한 재투자의 감소로이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과적으로 출판시장 전반의 부실로 이어져 책이 독자들로부터 더욱 외면을 받는 악순환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문화의 기반인 출판시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출판계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출판계 또한 관습화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기획을 통해 독자층을 넓히는 적극적인 자세로 불황의 시대를 뚫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hg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