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독일 함부르크, 슐레스비히를 방문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정상은 지난 9월 9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베슬란 학교 인질사건을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독일 방문은 지난 1998년부터 시작된 양국간 연례 협의에따른 것으로 당초 9월에 예정됐지만 학교 인질사건으로 인해 연기됐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등 상호 경제협력, 반(反)테러 공조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러시아는 독일에서 사용되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30% 이상을 공급하고 있으며 독일 기업의 대(對) 러시아 투자는 러시아 전체 투자액의 18%에 달한다.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인 가즈프롬은 독일 기업과 합작해 발트해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등 양국은 에너지 협력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전통적으로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공동 프로젝트를 논의해왔다"면서 "이번 방문에도 10여명의 장관들이 대거 참석해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와 유럽연합(EU)간에 갈등이 생기면서푸틴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슈뢰더 총리가 EU와 러시아간 어떤 중개적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푸틴 대통령은 EU가 우크라이나 대선 이후 혼란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양국 정상은 이밖에 독일 지멘스사의 러시아 고속열차 건설 사업, 공동 우주탐사, 양국 젊은이간 상호 교환 프로그램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