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부작용 사례를 은폐한채 아프리카에 제공한 에이즈 치료제 네비라핀을 미국의 한 임산부가 복용하고서 간질환으로사망했으나 NIH는 이 사실을 유족들에게 숨겼던 사실이 16일 밝혀졌다. 출산을 앞두고 네비라핀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테네시주 멤피스의 에이즈 환자조이스 앤 해포드(33)는 네비라핀의 부작용에 따른 간 손상으로 지난해 8월1일 남자아이를 출산한 후 72시간만에 사망했다. 이에 앞서 해포드의 건강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던 지난해 7월 NIH 에이즈 연구 책임자인 에드먼드 트래먼트 박사는 직원 보고를 받고 "이런, 그쪽 의사의 입을막기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잖아"는 e메일을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병상에 누워있던 해포드에게 의료진은 계속 네비라핀과 콤비비어 등 에이즈 치료제를 투약하고 있었다. 임산부로부터 신생아에게 에이즈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것을 막는 네비라핀은 90년대 중반부터 광범위하게 사용됐으나 미국 정부는 2000년에서야 다량 중복 복용시간 손상, 발진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경고하기 시작했다. 특히 해포드의 유족들은 네비라핀이 그녀를 사망케했다는 NIH의 결론을 전해듣지 못했으며 최근 취재진이 건넨 NIH 내부문서를 보고서야 사망원인이 의약품이라는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대해 NIH 관리들은 네비라핀이 결국 해포드 사망을 유발했으며 유족들에게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도 부적절한 처사였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NIH는 해포드를치료한 의사에게도 부작용 관련 내용을 알렸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결국 해포드의 사망은 네비라핀 연구진들에게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산부가반복적으로 네비라핀을 복용할 경우 독성물질을 증가시켜 간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도록 이끌었다. NIH 연구보고서는 또 해포드가 사망 2주전 처음 간에서 문제가 생겼을때 네비라핀 복용을 중단했으면 생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포드가 사망 전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한 남자아이는 미숙아로 곧 인큐베이터에 들어갔으나 에이즈에 감염된 상태는 아니었으며 현재 건강하다. NIH 연구원 조나선 피쉬빈은 상관인 트래먼트 박사에서 보낸 e메일에서 "해포드를 맡았던 의사가 3단계의 간 손상을 발견하고서도 계속 네비라핀을 투약한 것이 매우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썼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