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어렵게 얻은 면허인 만큼 안전운전에 만전을 기해야지..." 지난 주말 경북지방경찰청 문경운전면허시험장에서 194번의 도전 끝에 운전면허필기시험에 합격한 오상백(70.경북 의성군 다인면 구상리)씨는 안전운전에 대한 의지를 굳혔다. 오씨가 운전면허를 따려고 처음 필기시험에 도전한 것은 2002년 12월. 당시 벼 농사를 접고 양봉을 시작해 얼마 되지 않았던 오씨는 더 많은 꿀을 모으기 위해서는 꽃이 피는 곳을 따라 벌통을 이동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운전면허시험에 도전했다. 오씨는 당시 경북경찰청 운전면허시험장이 있던 대구 달성군과 대구경찰청 운전면허시험장 등을 번갈아 오가며 60차례에 걸쳐 필기시험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기능시험에 합격을 한 뒤에도 필기시험 낙방을 너무 많이 해더 이상 응시원서에 인지를 붙일 자리가 없어지자, 오씨는 응시원서를 새로 만들어2003년 12월부터는 대구 달성군에서 경북 문경에 새로 문을 연 시험장으로 옮겨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이후 오씨는 50㎞가까운 거리를 농번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시험장으로 출근하다시피 해 지난 10일 드디어 제2종 보통면허 합격점인 60점을 얻어 합격의 기쁨을 만끽했다. 필기 시험 합격을 위해 그 동안 오씨가 들인 인지대만 77만6천원인데다 운전학원에서 기능시험 등을 보는 데 들어간 돈과 교통비 등을 합치면 이번 합격을 위해들어간 돈이 100만원은 족히 넘는 것으로 알려졋다. 이 과정에서 오씨는 자신의 면허시험 응시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부인 양이순(65)씨에게 "동네에 놀러간다", "친구들과 모임이 있다"는 등의 핑계(?)를 수없이 대기도 했단다. 또 시험장에 거의 출근하다시피 해 면허시험장 직원들은 단골 수험생인 오씨를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이 때문인지 문경운전면허시험장은 오씨가 필기 시험에 합격한 날 마지막 도로주행시험의 합격을 기원하며 오씨에게 기념품과 성탄축하카드를 전달하며 합격을 축하해 주었다. 오씨는 조만간 도로주행 시험에 합격하면 지난 2년간 꿈에도 그리던 자신의 운전면허를 따게 된다. 문경운전면허시험장 이준목 경감은 "어르신이 200번에 가까운 도전 끝에 필기시험에 합격한 만큼 꼭 안전운전을 해 생활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경=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