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우크라이나 대선 후보간 협상을통해 재선거 방침이 확인됐지만 선거 방식을 놓고 뚜렷한 합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야당 후보인 빅토르 유시첸코 진영은 연내에 두 후보간 재투표를 실시하자는 주장인 반면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는 다른 후보도 참여하는 전면적인 새로운 선거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유시첸코는 2일 "쿠츠마 대통령 등이 새로운 선거를 고집한다면 협상을 그만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를 예로 들며 "전후반 경기를 통해 승패를 가릴 수 없으면 승부차기가 주어진다"면서 "선거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시첸코측의 율리야 티모셴코 전 부총리는 "2차 결선투표 날짜를 확정하기 위해 속히 대통령 선거법 개정안이 제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시첸코는 1일 협상직후 재선거 날짜를 기존 12일에서 오는 19일로 일주일 늦춰 치를 것을 주장했다. 어떤 형식이든 재선거가 사태 해결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의회(라다)도 선거법검토 및 개정작업에 착수했다. 의회는 2일 정당간 협의를 갖고 대통령 선거법 개정안을 준비하기 위한 전문가그룹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블라디미르 리트빈 의장은 "전문가그룹은 부정선거 여부를 조사중인 대법원의향후 결정에 맞춰 선거법에 대한 분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럽의회(EU)는 우크라이나 당국에 연내 재선거를 실시하라는 결의를 찬성499표, 반대 67표로 통과시켰다. 10여명의 EU 의원들은 아예 키예프를 방문해 "정부는 야당이 요구하는 재선거 방안을 수용해 연내에 시행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가운데 쿠츠마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을 갖고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러시아 TV를 통해 일부 중계된 대화에서 쿠츠마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측의 도움을 요청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쿠츠마 대통령이 국가 분열을 막기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찬사를 표했다. 그러나 유시첸코는 쿠츠마의 방러와 관련, "권력의 원천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있다"며 친러 정부에 대한 비판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유시첸코가 제기한 선거 무효소송을 심의중인 대법원은 나흘째 조사를 계속했다. 1일 협상에서 양 후보는 대법원 결정이 나온 이후 재선거 등 추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한 만큼 양측은 이날 대법원이 모종의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법원은 사태의 조기 해결을 위해 이번주 안으로 일부 부정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이 선거 부정을 통한 무효를 인정하면 중앙선관위는 야누코비치의 승리를철회한 뒤 의회에 재선거 실시를 위한 결의를 공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시첸코 지지자들은 이날 정부 청사에 대한 봉쇄를 풀고 공무원들의 출입을 허용했으며 대규모 시위도 열리지 않는 등 우크라이나는 모처럼 조용한 하루를보냈다. 하지만 티모셴코는 시위대에게 봉쇄에 다시 나설 것을 호소했으며 은행에서는환전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혼란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