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체형은 지난 25년 동안 얼마나 달라졌을까.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이 성인 남녀 2만1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0일 발표한결과에 따르면 키는 20대에서, 몸무레와 허리둘레는 50대에서 가장 많이 변했으며,전체적으로 얼굴은 작아지고 키는 커져 점차 서구체형으로 바뀌는 추세였다. 20대 남성의 경우 지난 79년에 비해 평균키가 6㎝ 커진 173.2㎝, 여성은 4.6㎝커진 160.0㎝로 나타났으며, 몸무게 변화가 가장 큰 50대의 경우 남성은 79년에 비해 12.4㎏이 증가한 69.1㎏, 여성은 7.1㎏이 늘어난 60.2㎏로 조사됐다. 허리둘레의 경우 역시 50대에서 가장 큰 체형변화가 나타났는데 남성은 25년전에 비해 11.6㎝가 길어진 87.5㎝, 여성은 9.6㎝가 늘어난 83.0㎝였다. 79년 우리나라 20대 남녀의 평균키는 서양인에 비해 각각 10㎝ 이상 작았으나이번 조사결과 남성은 미국인보다 5.3㎝, 이탈리아인보다 1.3㎝ 작았고, 여성도 미국인보다 5.5㎝, 이탈리아인보다 1.9㎝ 작아 신장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키가 커지는데 반해 얼굴 크기는 작아져 79년 남성의 머리길이는 24.6㎝, 여성은 23.3㎝였으나 올해 조사에서 남성은 23.6㎝, 여성은 22.3㎝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신지수(키/머리길이)를 79년과 비교하면 남성은 6.8등신에서 7.4등신으로, 여성은 6.7등신에서 7.2등신으로 각각 변해 서구체형에 가까워졌다. 한국복식사 사료를 근거로 추정해본 결과 고구려 시대에 남자 5.9등신, 여자 5.8등신이던 것이 조선시대에 남자 6.4등신, 여자 6.3등신으로 바뀌는 등 우리 민족의등신비율은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높아졌다. 3차원 발형상 측정을 통해 국민들의 발 크기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17세, 여성은 14세에 성장이 멈춰 이미 어른의 발크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대가 남성 평균 254㎜, 여성 평균 232㎜로 전연령대에서 가장 컸다. 또 270㎜ 이상의 `왕발'은 60대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20대에서는 8.1% 에 달했다. 이밖에 비만도 판정기준인 체질량지수를 보면 비만 남성 비율은 20대가 24%, 30대가 43%, 40대가 48%, 50대가 51%, 60대가 41%로 연령대가 높을 수록 비율이 높아졌으며 특히 30대에 체형이 급격히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20대 9%, 30대 19%, 40대 26%, 50대 51%, 60대 56%로 나타났는데 30대까지는 비만 비율이 남성의 절반 정도이나 50대가 되면 급격히 비만체형으로 바뀌어 비율이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기술표준원은 이날 코엑스 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사이즈 코리아 2004' 행사를갖고 성별, 연령대별 표준체형 한국인 10명을 선정, 발표하는 한편 한국인의 표준체형을 앞으로 전 산업계에 보급, 제품 및 생활공간 설계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자부는 또 한국인 인체지수 데이터베이스 관리 및 보급시스템을 구축해 내년1월1일부터 홈페이지(http:/sizekorea.ats.go.kr) 및 인체치수정보자료실을 통해 전산업계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