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로치 "달러 가치 더 떨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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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약세는 세계 경제의 불균형에 따른 필연적 현상이며 앞으로 수년간 달러화 가치는 더 하락해야 한다고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주장했다.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27일자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달러화가치 급락을 초래한 세계경제 불균형의 책임을 둘러싸고 각국이 저마다 다른 나라를 비난하고 있지만 사실 이는 공동의 책임"이라며 "미국은 과잉 소비,나머지 국가들은 과소 소비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축이 부족한 미국이 소비 규모를 유지하려다 보니 다른 나라의 잉여 저축 가운데 80%를 끌어다 쓰는 형편이 됐다"면서 "그러나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소비를 뒷받침하기 위해 무한정 돈을 대줄 리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제공하는 자금에 더욱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게 될 때 '달러화가치 붕괴→미국내 이자율 급등→미 증시 급락→미국발 세계 공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앞으로 수년간 미 달러화 가치가 점진적이지만 상당한 폭으로 절하될 수 있도록 주의깊게 관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다른 주요국 통화의 상대적인 가치 절상 △대미 수출장벽에 직면한 아시아·유럽 국가들의 내수시장 진작 노력 △미국 무역적자 축소에 따른 통상갈등 해소 등 세계경제의 균형 회복으로 이어질 긍정적 효과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가치 하락은 세계의 상대적인 가격 구조가 더욱 합당해지는 고무적 조짐"이라며 "세계가 달러화 약세를 현명하게 관리할 수만 있다면 이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