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둔화되고 민간소비 부진이 계속되면서 지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6% 증가하는데 그쳐 올들어 처음으로 4%대로추락했다. 민간소비는 0.8% 감소, 6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으나 설비투자는 6.7% 증가하면서 2분기 연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상반기중 30%대에 육박하던 재화수출 증가율이 올들어 처음으로 10%대로 추락함으로써 수출둔화세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줬으며 따라서 애초 정부가 목표로 한 올해 5%대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3.4분기 실질 GDP(잠정)'에 따르면 지난 분기 GDP는작년 3.4분기보다 4.6%가 증가했다. 이는 1.4분기 성장률 5.3%와 2.4분기의 5.5%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특히 올들어 처음으로 성장률이 4%대로 하락함으로써 본격적인 경기하강 추세가 확인됐다. 지난 1-9월 성장률은 5.1%를 나타냈으며, 수출둔화와 내수부진의 장기화로 4.4분기 성장률도 더 하강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올해 전체로는 5% 성장률 달성이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0.6%로 2.4분기와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민간 소비지출은 승용차와 컴퓨터 등 내구재와 서적, 주방용품 등 준내구재의 소비가 감소함으로써 작년 같은 기간보다 0.8% 줄어 작년 2.4분기 이후 6분기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민간소비가 1년6개월간이나 마이너스 행진을 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것으로, 내수불황의 정도가 극도로 심각함을 보여줬다. 특히 한은은 민간소비가 지난 1.4분기 -1.4%에서 2.4분기 -0.6%로 감소폭이 둔화되자 3.4분기에는 민간소비가 보합 또는 소폭의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0.8%로 오히려 전분기보다 감소폭이 확대됨으로써 회복은 커녕 더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설비투자는 6.7% 증가, 지난 2.4분기의 6.2% 성장에 이어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설비투자 가운데 기계류가 9.6% 증가한데 비해 운수장비는 5.7% 감소함으로써 반도체 등 일부 정보기술업종에 설비투자가 편중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건설투자는 1.5% 늘었으나 전분기의 증가율 3.8%에 크게 못미쳤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등을 합친 총고정자본형성은 3.0% 증가, 전분기의 증가율 4.5%를 크게 밑돌았다. 물량을 기준으로 한 재화수출은 17.8% 증가, 올들어 처음으로 증가율이 10%대로 추락함으로써 본격적인 수출둔화 추세를 예고했다. 지난 1.4분기와 2.4분기 재화수출 증가율은 각각 29.2%, 29.5%를 나타냈었다. 재화수출 가운데 자동차와 통신기기 등은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반도체의 수출증가율이 크게 낮아진데다 금속제품 등도 증가세가 둔화됐다. 경제활동별로는 농림어업이 5.5% 증가, 전분기의 성장률 1.7%를 웃돌았으나 제조업 성장률은 11.6%로 전분기의 13.6%를 밑돌았다. 건설업은 성장률이 3.6%에서 2.0%로 둔화됐으며 서비스업 역시 1.7%에서 1.3%로 둔화됐다. 따라서 수출이 둔화되고 건설업과 서비스업의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제조업이 위태롭게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불균형 성장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의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 확대되면서 작년 동기대비 3.5% 증가하는데 그쳐 실질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