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여고생 피살 사건이 발생한지 16일로 1주일을 맞았으나 경찰 수사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점차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충남지방청과 인근 경찰서로부터 100여명의 수사인력을 지원받아 사건 발생지역인 천안시 두정동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 및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의 행적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특히 사건 발생 직후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묻은 목장갑과 머리카락만 나왔을 뿐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범행 현장에서 사라진 이모양(17.고2)의 핸드폰, 가방등 결정적인 단서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던 2건의 제보 및 첩보 역시 이번 사건과 큰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사가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1일 A씨(여)로부터 아들 B씨가 범행을 저지른 후 원양어선을 타려고 한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가출한 아들을 찾기 위한 A씨의 허위제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두정동 모학원 강사 C씨가 두정동 일대 술집 등에서 여종업원들을 상대로 성도착증적 성향을 보였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였지만 이 역시 여고생 피살사관과 관련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 9일 수업을 마친 뒤 실종된 같은 학교의 박모(16.고1)양 사건도 지금까지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줄만한 제보조차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다. 박양도 실종 이튿날 오후 유흥가 밀집지역인 성정동 골목길에서 책가방과 교복,안경, 휴대전화, 속옷 등이 발견됐을 뿐 한달여가 지나도록 박양의 행방은 확인되지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신고보상금으로 1천만원을 내걸고 실종 학생 가족들도 여기에500만원을 더해 제보를 기다리는 한편 전단지 수만장을 찍어 돌리는 등 사건 해결을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천안은 유동인구가 많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지만 모든 수사력을집중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가 조속한 범인 검거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안=연합뉴스) 정태진 기자 jt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