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갑니다. 요즘엔 국내 증시에선 그리 알려지지 않은 중동 아일랜드 스페인 등의 잠재 투자자를 찾아다니느라 힘을 쏟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IR팀장 주우식 전무는 IR 활동의 목표로 '투자자와의 신뢰 구축'을 꼽았다. "믿음이 생기려면 경영 투명성과 신속한 정보제공은 물론 열과 성을 다해 투자자를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투자자가 있는 곳이라면 정세가 불안한 중동 지역에도 주저없이 달려간다는 것이다. 신뢰 구축을 위한 그의 노력은 실적발표 때 그대로 드러난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10월15일.오전 9시 3백여명의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해 영어 컨퍼런스콜을 가진 데 이어 오후 1시엔 언론 기자회견,오후 4시엔 여의도에서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다음날 새벽엔 홍콩으로 날아가 해외 투자자들과 조찬 미팅을 가졌다. 삼성전자가 지향하는 투자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이런 IR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주 전무는 IR가 토털마케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도 상품처럼 세일즈해야 하고,그러기 위해 상품마케팅과 IR가 결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월가의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한 뒤 휴대폰이나 LCD모니터를 삼성제품으로 바꾸는 것을 자주 본다"며 "이들의 로열티와 입소문은 마케팅에서 대단한 파급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주 전무는 삼성전자 IR의 강점은 경영진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윤종용 부회장과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해외출장 때마다 투자자 미팅을 꼭 일정에 넣고 때로는 새파랗게 젊은 애널리스트도 만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데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을 묻자 "우리는 다양한 사업부를 통해 IT경기가 예상보다 일찍 돌아선다는 것을 알고 미리 시그널을 주려고 노력했다"며 "투자자들은 그런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주 전무는 지난 1999년 잘 나가던 재정경제부 과장에서 삼성전자 임원으로 변신,IR팀 창립부터 시작해 4년째 IR를 맡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