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씨 9/11'로 조지 부시 대통령을 극렬히 비난했던 마이클 무어 감독이 5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자살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지 이틀만에 "선거 후 내게 떠오른 첫 생각"이란제목으로 이라크 전쟁에서 숨진 미군 1천100명의 명단을 공개한 무어 감독은 다음날선거 결과에 대해 "에잇, 꽝이다. 정말 꽝이다" 라고 소감을 밝히고 "그래도 손목을그어서는 안 되는 17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무어 감독은 우선 부시 대통령이 3선 금지법에 따라 다음 선거에 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큰 위안으로 여기라고 충고했다. 그는 또 부시의 승리가 1916년 우드로 윌슨 이래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작은 표 차이로 이루어졌음을 지적했다. 무어감독은 또 비록 부시가 선거에선 이겼지만 미국인의 56%는 이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51%가 전쟁을 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하고 52%는 부시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외국인들은 이런 이상한 미국적 현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고 토를 달았다. 그는 또 공화당은 상원에서 단독으로 의사진행을 할 수 있는 60석을 확보하지못해 대법원 판사가 전원 우익 이론가들로 채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어 감독은 또 미시간을 비롯, 5대호 주변 6개 주와 서부해안주 전부, 그리고 하와이가 케리를 택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미국내 모든담수와 브로드웨이, 그리고 세인트 헬렌스 화산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탈수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고 그들을 용암 속에 파묻을 수도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의 손을 들어 선거방향을 가른 오하이오주 주민들을 머저리라고 부르면서 오하이오는 6일 미시간주와의 풋볼 경기에서 호된 맛을 볼 것이라고악담했다. 부시의 지지표중 88%가 백인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도 물론 지적됐다. 무어 감독은 "앞으로 50년 후엔 백인이 미국의 다수가 되지는 못한다"면서 50년이란 그리긴 세월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원의 흑인 의원수가 5명이나 늘어난 것도 희망적인조짐으로 지적됐다. 그는 또 "부시의 쌍둥이 딸은 마음에 드는데 그들을 못 보게 되면 섭섭하다" "동성결혼 금지법을 통과시킨 11개 주 덕분에 당장은 결혼 선물 살 돈이 굳었다"는약간 색다른 이유를 들며 선거 결과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자고 말했다. 무어 감독은 이어 부시 대통령은 이제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처럼 "할 일 다했다"며 노는 일만 생각하는 레임덕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 AFP.dpa=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