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가져온 열쇠는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손을 뻗치기보다는 기존 보수층의 지지를 확실히 다지고 동성애자 결혼등 이른바 '도덕성' 문제에 중점을 둔 도박에 가까운 전략에 있었다고 CBS뉴스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부시 진영은 선거를 앞둔 마지막 12일중 무려 7일동안 이번 선거 폭풍의 눈으로등장한 오하이오주를 방문해 580만 유권자들에게 집중적인 구애활동을 펼쳤다. 오하이오 이전에 부시대통령이 가장 공을 들인 곳은 펜실베이니아주였지만 이곳은 결국 케리후보에게 넘어갔다. 부시의 손을 들어 준 오하이오주는 현 정부 들어 전체 제조업 일자리중 4분의1에 달하는 23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진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유권자의 23%는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 도덕성을 경제 다음으로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보수파 지도자 개리 바워는 "대량 실업 사태를 보면 오하이오는 케리가 땅짚고헤엄칠 수 있는 곳이었지만 실업자들 사이에 `국제정세가 이러니 대통령인들 별 수있겠는가'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가 최우선이라고 대답한 유권자들중 83%는 케리를 지지한반면 도덕성이 먼저라고 대답한 사람들 가운데서는 85%가 부시를 지지했다. 지난 1972년 이후 전쟁중 치러진 첫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출구조사 결과는 미국인들에게 도덕성이 경제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개신교 신자들은 예상대로 부시를 지지한 반면 케리가 지지 세력으로 기대했던 가톨릭 유권자들은 4년 전보다 많은 55%가 부시에게 표를 던졌다. 케리의 지지율은 44%에 불과했다. 8년 전 케리의 상원의원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스티브 그로스먼은 "기존 지지층인 여성들의 표를 더 확보하든지 민주당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 것으로믿고 있는 백인 남성들의 신뢰를 회복하든지 어느 한 쪽을 택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표 결과를 보면 오하이오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백인 개신교 신자들은 부시에게 표를 몰아 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11개 주에서 동성애 결혼 금지법이 통과된것이 몰표의 요인으로 보인다. 부시의 선거전략 참모인 칼 로브 백악관 정치담당 보과관은 오하이오주 국무장관에게 동성애 금지법 주민투표를 강력히 종용함으로써 공화당 지지 동성애자 100만명의 표를 잃는 대신 더 큰 표밭을 확실히 다진 것이다. 선거 막판에 부동층 유권자들의 존재를 무시하기로 한 것은 로브의 도박이었지만 결국 그는 부시 대통령이 당선 수락연설에서 그를 `설계자'로 부를만큼 제 값을한 셈이다. 동성 결혼금지법 제정운동을 펼쳐온 바워는 "민주당은 결정적인 문화적 이슈에관해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고 그 결과 웨스트 버지니아와 오하이오, 미주리, 심지어위스콘신 같은 주까지도 이제 공화당의 텃밭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케리후보가 기대를 걸었던 청년층과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이 민주당의승리를 가져올 정도로 높지 않았던 것도 부시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18-29세 층의 투표자 수는 4년 전에 비해 수백만명이나 많았지만 이들이 전체유권자 중에서 차지한 비율은 4년 전이나 마찬가지인 17%에 머물렀다. 이밖에 흑인들이 케리 후보에게 특별한 매력을 느낄만한 정책도 없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전략가들을 9월이나 돼서 투입한 것도 너무 늦었다는 분석이 나오고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