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양국 관계에 있어 유리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당선 축하 메시지에서 밝힌 것처럼 부시 대통령 재임 이래 중ㆍ미 양국이 많은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중국은믿고 있다. 재선을 축하하는 외교적인 수사이긴 하지만 "나는 당신과 함께 지속적으로 양국의 건설적인 협력관계를 한 걸음 더 발전시키고 양국 국민과 세계인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주길 희망한다"는 말에서 중국이 부시 2기 행정부에 거는 기대가 함축돼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지도부는 기본적으로 부시가 당선돼야 양국 관계가 더 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왔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세계질서를 지배하려는 부시의 일방주의에는 반대하지만실질적으로는 미국의 대테러전 수행에 협조함으로써 중국이 지향하는 안정 속 경제발전에 유리한 국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존 케리의 민주당은 여러가지 새로운 마찰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결코 편안한 파트너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중국의 판단이다. 인권문제에 있어 이념과 종교적 측면이 강한 부시에 비해 케리는 훨씬 구체적이어서 티베트 독립문제가 터져나올 수 있고 노동시장 잠식과 무역적자 등 경제문제에서도 압박이 강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대만문제의 경우 케리가 좀더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공화당이 의회 다수의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클린턴 행정부 때와 같은 밀월관계를 기대하기는 힘들것이라는 계산이다. 결국 누가 되든 세계안보와 경제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상호협력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양국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그래도 케리보다는 부시가중국에는 낫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활동중인 많은 외교 소식통들도 중국이 그동안 부시의 연임에 호의적인 기대를 가져 왔다고 평가, 중국 지도부의 이런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중국은 부시 행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문제를 놓고 중국과 갈등을 겪고있지만 역대 공화당 정부가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해 온 점과 지난 4년간 부시 행정부와 친교를 쌓아온 점을 들어 부시쪽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이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중국이 향후 4년간 대만문제 교섭이 순조로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