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 부업을 갖지 말고,졸업 후에는 반드시 한국에 돌아와야 해!" SK그룹의 고(故) 최종현 회장이 생전에 해외 유학을 앞둔 한 대학생으로부터 다짐을 받았다. 유학생활 중 학업에만 전념해 세계 수준의 학자가 돼 국가발전에 기여하라는 당부다. 하지만 이 것 뿐이었다. 최 회장이 4년간의 해외유학비 일체를 지원하면서 내건 조건은 이 같은 두 가지 말고는 없었다. 이 돈은 최 회장이 사재 5천5백40만원을 털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지원됐다. 1974년의 일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재단을 통해 양성된 인재는 총 2천30여명이나 되며 박사학위 취득자만도 3백40여명에 달한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유명대학(원)에서 유학 중인 학생은 1백80여명이다. ◆글로벌 국가리더십 확보에 기여 SK의 장학사업은 국경을 초월한다. SK는 세계 경제가 글로벌화와 함께 블록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아시아권 국가간의 경제협력이 필수라고 보고 '한국고등교육재단'을 통한 아시아권의 협력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4년 전부터는 아시아권 국가 학자들을 대상으로 '국제 학술교류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외국의 우수한 학자와 연구원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 내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1년간 학문연구에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로,현재 중국권 1백7명,몽골 8명,베트남 13명,미얀마 4명 등 총 10개국 1백89명을 지원했거나 지원 중이다. 2001년부터는 아시아권 국가의 주요 대학들이 아시아 경제권에 대한 연구를 강화,협력의 중요성을 확산해 나가기 위해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아시아 연구센터'를 설립해 나가고 있다. 현재 중국의 베이징대,칭화대,사회과학원,몽골 국립대,미얀마 양곤대,베트남 하노이 대학 등 총 6개국 12개 대학에 '아시아 연구센터'가 설립돼 운영 중이다. ◆대학건물 기증 KAIST SUPEX 경영관,이화-SK 텔레콤관,서울대 SK경영관이 대표적 사례다. KAIST SUPEX 경영관은 고 최종현 SK회장의 산·학협동 기반 조성비와 정부 재원으로 기존 이학동을 보수해 1998년 11월 연건평 5천2백28평에 지상 5층 규모로 준공됐다. KAIST는 고 최 회장의 산·학협동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5층에 최종현홀을 마련했다. 후원자의 이름으로 건물이름을 명명한 것은 이 것이 최초.1998년에는 1백3억원을 투자해 이화여대에 이화-SK텔레콤관을 준공했다. 연건평 2천여평에 지하 2층,지상 5층으로 지어진 건물로 이화여자 대학교 정보통신연구소로 활용되고 있다. 1990년 10월 준공된 서울대 SK경영관은 연면적 3천2백90평에 지하 1층,지상 6층으로 강의실 세미나실 교수연구실 컴퓨터실 자료실 회의실 동시통역실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총 투자금액은 약 60억원. ◆현장견학 프로그램 SK건설은 금년 5월부터 한달간 한양대 경희대 홍익대 건국대 등 전국 10개 대학 7백여명의 학생을 자사 현장으로 초청하는 '대학생 현장견학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이 프로그램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SK텔레콤 을지로 신사옥'과 국내 최초의 6성호텔인 'W 서울 워커힐 호텔' 신축 현장 등 자사 10개 현장이 '교재'로 채용됐다. 특히 올해는 기존 건축공학부를 대상으로 건축공법에 대한 설명위주의 딱딱한 분위기를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대상을 건축 도시공학 부동산 산업디자인 등 건축관련 전 학과로 확대하고 견학프로그램에 레크리에이션과 퀴즈 등 다양한 오락프로그램과 즉석설문을 총 동원,대학생들이 건축현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