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증시가 미국의 대선 결과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운 하루였다. 조지 부시와 존 케리 두 후보 사이에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만큼 주식시장에는개장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주가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선거 판세못지않게 극심한 혼조세를 보였다. 3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2.16포인트 오른 848.83으로, 코스닥지수는 0.95포인트 상승한 361.70으로 출발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선거 종료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주가에 긍정적인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 투자 심리에 온기를 불어넣는듯 했다. 개장을 앞두고 미국 월가에 민주당 존 케리 후보가 예상보다 높은 득표를 올리고 있다는 설이 퍼지고 온라인 배팅 인터넷사이트에서는 케리의 압승 쪽에 배팅이몰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세가 이미 케리 쪽으로 기울었다는 성급한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유가 하락에 항공.해운주는 강세를 보였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주도상승세를 탔다. 케리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의 친IT 정책 성향을 감안할 때 IT주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증권사의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잠시뒤 첫 출구조사 결과, 3개주에서 부시 대통령이 승리했다는 소식이전해지면서 주가가 갈피를 잡지못했다. 오전 9시30분께 종합주가지수는 851.35까지 올랐다가 곧바로 2.4포인트 하락한844.27까지 밀리는 등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정도로 초반 개표 과정의 대접전이그대로 반영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4년전 플로리다의 재검토 사태를 떠올리며 미 대선의 승패가 조기에 결정나지 않을 경우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11시를 넘기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아 오후 1시20분 현재 0.80% 오른 853.44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은 352억원을 순매수하며 관망하고 있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주가가 오르고 있다. 미 나스닥선물이 강세를 보이고 선물시장에서 기관이 `사자'에나선데다 외국인의 매도 강도도 줄어들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700억원 넘게 유입됐다. 대만과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미 대선 결과에 대한 관망 분위기로 약세로 출발했다가 오후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후 1시15분 현재 대만 가권지수는 1.16%가, 홍콩 항생지수는 0.10%가, 싱가포르 ST지수는 0.42%가 각각 오르고 있다. 일본 증시는 '문화의 날' 휴일로 휴장했다. 이날 새벽 마감한 미 증시는 예단할 수 없는 대선 결과로 인해 방향을 잡지 못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0.19% 떨어진 10,035,73으로 마감한 반면 나스닥지수는 0.25%상승한 1,984.79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0.05% 오른 1,130.56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유럽 증시도 미 대선을 앞둔 관망 심리로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유가 하락에 힘입어 상승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0.42% 오른 4,693.20으로, 독일 DAX 지수는 0.62% 상승한4,037.57로, 프랑스 CAC 40 지수는 0.85% 뛴 3,765.84로 마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장 초반 미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했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이같은 우려가 사라지고 있다"며 "국제 유가가하락한 것도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