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1주일여 남겨둔 상황에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일부 여론 조사에서 동률의 지지율을 나타내는 등 선거 결과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소비자 신뢰지수가 선거 막판 부시의 발목을 잡는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소비자신뢰지수 부시에게 악재로=27일 발표된 미국의 컨퍼런스보드 10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92.8로,지난달의 96.7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져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CNN머니는 지난 68년 이래 이 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현직 대통령 또는 집권당 후보의 패배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제럴드 포드,지미 카터,조지 부시(아버지·1992년) 등이 대선 직전 소비자 신뢰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져 재선에 실패한 당시 현직 대통령들이다. 반면 리처드 닉슨,로널드 레이건,조지 부시(아버지·1988년) 등은 이 지수가 100 이상을 기록한 상황에서 승리했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대선 결과와 밀접한 상관 관계를 나타내는 것은 5천여가구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가 어떤 조사보다도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NN머니는 밝혔다. ◆엇비슷한 지지율=LA타임스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부시,케리 두 후보는 똑같이 48%의 지지율을 얻어 통계상으로 동률을 이뤘다. 부시는 27일 발표된 로이터·조그비 조사에서 1%포인트 차로 우세를 보였으나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는 케리가 50% 대 48%로 간발로 앞섰다. LA타임스는 이번 대선은 경제,이라크 문제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크게 다른 두 집단 간 가치관 대결의 측면도 있다고 보도했다. 케리 후보는 청년층,도시민,저소득자,고소득 백인들 가운데서 지지가 높은 반면 부시는 중산층,신앙심이 깊은 기독교도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LA타임스는 그러나 1952년 갤럽이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한 이래 현직 대통령이 50% 미만의 지지율을 갖고 이긴 적이 한 차례도 없다면서 48%의 지지를 얻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칼 끝 위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선거인단 확보=뉴욕타임스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미시간 위스콘신 아이오아 뉴멕시코 등 6개주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감안,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등 27개주에서 2백27석의 선거인단을,케리 후보는 캘리포니아 등 17개주에서 모두 2백25석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AP는 부시 대통령이 20개주에서 1백68석,케리 후보가 13개주에서 1백88석을 얻고 있으며,플로리다 등 17개주(1백82석)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선에서는 총 선거인단 5백38명의 과반인 2백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후보가 승리한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