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이 2차 세계대전당시 나치가 약탈해갔던 스페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을 시카고에서 압수했다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26일 밝혔다. FBI는 지난 21일 피카소가 그린 '흰 옷을 입은 여자'(Femme en Blanc)라는 작품이 도난당한 것이라는 고소장을 접수한 뒤 이 그림을 소유주의 시카고 자택에서 압수했다. '앉아있는 여자'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이 그림은 1천만달러(약 113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922년께 피카소가 그린 이 그림은 1926년이나 1927년쯤 독일계 유대인인 칼로타 란즈버그에게 팔렸으며 란즈버그는 2차대전 동안 이 그림을 안전하게 보관하기위해 파리의 딜러에게 보냈다. 이 그림은 그러나 1940년에 도난당했고 지난 200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전시회에 등장하기 전까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예술품 도난 목록을 통해 확인한 결과 나치에게 물건을 판매해 이득을 취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한 수집가가 파리의 딜러에게 이 그림을 판매했음이 드러났다. 그림을 산 딜러는 75년 이 그림을 파리에 있는 화랑에 판매했고 화랑은 다시 시카고에 사는 미국인 메릴린 앨스도르프 부부에게 이 그림을 팔았다. 200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이 그림을 전시했던 화랑은 전시회가 끝난 뒤 앨스도르프 부인을 대신해 그림을 팔기 위해 스위스에 이 그림을 보냈으나 이 그림의 출처를 조사한 결과 나치가 이 그림을 약탈한 사실이 드러났다. 앨스도르프는 이런 사실들을 알면서도 지난 2002년 이 그림을 로스앤젤레스에서시카고로 옮겼으며 FBI는 장물인 줄 알면서도 한 주에서 다른 주로 그림을 옮긴 것은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이 작품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0월 27일 피카소의 고향 말라카에 세워졌던 피카소 박물관이 개관첫 해 42만5천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고 피카소의 며느리가 27일 말했다. 파리와 바르셀로나에 이어 세 번째로 세워진 이 피카소 박물관은 피카소의 그림과 조각 등 155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말라가 AFP.dpa=연합뉴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