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월 증시 랠리에서 외국인에 버금가는 왕성한'식욕'을 보여줬던 연기금의 매수 강도가 10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 랠리중 거의 매일 순매수에 나서던 모습과 달리 '팔자'와 '사자'를 왔다갔다하더니 지난 25일에는 거래소시장에서 하루 6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기때문이다. 27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둘째주(8.9∼13일) 632억원 순매수를 시작으로 연 9주에 걸쳐 대규모 순매수로 장을 떠받치던 연기금이 10월 중순 이후 소극적인 모습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연기금은 8월9일부터 10월8일까지 9주에 걸쳐 1조8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투신.보험 할 것 없이 국내기관들이 모두 순매도를 보인 상황에서 이 기간 1조7천27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과 더불어 장을 지탱하는 양대 축 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연기금은 지난 11∼15일 12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10주만에 순매도로돌아선 뒤 그 다음주인 18∼23일 307억원의 소규모 순매수를 보였지만 이번 주 들어25일 하루에만 62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일까지 하루 수백억원 단위에 이르렀던 순매수 규모도 크게 줄어 11일 이후에는 순매수를 한 날도 상당수가 100억원 미만에 머무는 등 점차 시장을 지탱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양상이다. 이달 초만 해도 매수여력이 8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던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매수강도가 현저히 떨어진것은 10월 중순 이후 경기 추가하강, 외국인의 순매도행진과 함께 '베어마켓 랠리'(추세적 하락장속 일시적 오름세)가 마감될 조짐을보이면서 과감하게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민연금 등 51개 기금에서 3조5천억원을 예탁받아 운용하는 연기금 투자풀이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2.38%의 손실을 본 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점도부담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시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연기금의 성격상 장세가 다소불분명한데다 주요 투자대상인 핵심 정보기술(IT)주의 단기전망이 밝지 않아 공격적매수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