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영국계 주류그룹인 얼라이드 도멕이 ㈜진로 인수를 추진한다. 얼라이드 도멕(Allied Domecq) 한국 자회사인 진로발렌타인스의 데이비드 루카스 사장은 25일 스페인 세고비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로소주는 멕시코의 데킬라보다 높은 경쟁력과 매력이 있는 브랜드"라며 "진로 인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외국계 주류 및 투자회사들의 진로 인수설은 많았으나 인수의사를 공식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진로를 둘러싼 국내외 업체 간 인수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 배경과 예상가격 루카스 사장은 "진로는 한국에서 시장점유율이 55%를 넘는 등 성장 한계가 있으나 마케팅만 잘하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일본에서 진로의 브랜드 가치는 매력적"이라고 밝히고 "얼라이드 도멕이 일본합작회사인 산토리와 지분관계를 맺고 있으나 진로 인수를 위해서라면 잘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인수방법에 대해 그는 단독인수보다 한국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최근 거론되고 있는 진로가격 1조9천억∼2조5천억원은 너무 높다"며 사업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10여개 기업 인수추진설 국내 기업으로는 롯데 두산 하이트맥주 KCC 한전 CJ KT&G 대한전선 농심이,외국 기업으로는 뉴브릿지증권 CVC(유럽계 투자회사) 디아지오코리아(세계1위 주류그룹) 등이 진로 인수 가능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중 두산과 롯데는 인수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두산은 최근 진로 출신인 한기선 전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진로 인수에 대비하고 있다. 대선주조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롯데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진로 인수가 가능한지 여부를 질의하기도 했다. KCC KT&G 한전 등은 미래 신규 사업으로 소주를 검토 중이라는 설이 나돈다. 대한전선은 사주인 설원량 회장의 사망 이후 주춤하고 있으나 완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국계 중에는 뉴브릿지증권과 CVC가 진로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외신으로 전해진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진로가 경쟁사인 진로발렌타인스에 넘어갈 경우 위스키시장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로 검토 중이라는 설이 강하다. ◆얼라이드 도멕은 2000년 2월 진로발렌타인스를 설립하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진로발렌타인스는 진로와 얼라이드 도멕이 3대7로 지분투자를 했다. 얼라이드 도멕은 전세계 50여개국에서 주류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70여개국에서 베스킨 라빈스,던킨도너츠 토고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세고비아(스페인)=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