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 월드컵축구 유럽 예선에서 러시아가 포르투갈에 1-7로 대패하자 러시아 축구계가 감독을 비롯해 축구협회장 사임 문제를 놓고 시끄럽다. 러시아 최고 신문 이즈베스티야도 이 문제를 15일자 톱 기사로 2개 면에 걸쳐보도할 정도다. 현재 가장 주목되는 것은 그레고리 야르체프 러시아 국가대표 감독의 퇴임 여부. 야르체프 감독은 경기 당시 6번째 골을 먹자 벤치를 박차고 선수들을 욕하면서경기장을 떠났다. 그는 "주전 선수들이 빠진 것이 패배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면서 "어떤 선수들도 내 지시에 따라 경기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귀국후 축구협회와 논의한뒤 거취문제를 결정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상태다. '재앙적 패배'라고 표현한 이즈베스티야는 15일 뱌체슬라프 콜로스코프 러시아축구협회장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본인은) 퇴임을 고려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보도했다. 야르체프 감독의 퇴임 여부에 대해서는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패전에 대해 얘기를 나눴지만 아직 그의 거취를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1주일 뒤에 패배 원인을 정밀 분석하고 야르체프가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지를 평가한뒤 그의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즈베스티야가 2천153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누가 물러나야 하는가'를 물은 결과 야르체프 감독(1.37%) 보다 콜로스코프 협회장(39.71%)이 사임해야 한다는견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물론 '둘다 물러나야 한다'는 견해가 57.71%로 가장 높았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