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00선을 바라보던 종합주가지수가 단 7일만에 840선에 머물고 있다. 오늘은 장 중 한때 830선대로 내려가기도 하는 등 최근 국내증시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취재기자와 함께 현재 장세를 점검해보자. 한정연 기자, 먼저 최근 증시 흐름부터 짚어달라. [기자] 지수 900선 탈환과 상승추세 전환 기대감이 높아지던 중 지수는 돌연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8월 이후 주춤주춤 하면서도 상승세를 이어왔고 10월초에는 급등세를 보이며 89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7일부터 약세로 돌아선 증시는 오늘까지 7일째 하락하며 지수는 840선 대에 머물고 있는 상태. 기술적으로도 8월 이후 형성된 단기 상승 추세선이 붕괴됐다. 최근 3개 추세선의 지지를 받고 상승하던 종합주가지수는 이번주의 하락으로 그 추세선이 무너졌고 820선에서 860선의 박스권으로 회귀했다는 지적이다. 여러 지표들이 과열권 매도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826에서 831포인트의 지지여부가 중요하다는 기술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앵커] 증시가 약세로 돌아선 이유는 뭔가? [기자] 수급이 가장 큰 원인이다. 물론 세계증시 약세와 고유가, 원자재값 하락 등 해외 악재가 겹친 것도 사실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2조7천억원 수준에 머무는 등 국내기업들 실적이나 더딘 내수회복 등 국내경제가 좋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증시는 이런 모든 조건들을 배제한 채 수급만으로 상승해왔다. 고유가와 미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오던 증시는 외국인의 변심과 함께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8일부터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오늘까지 6 거래일째 매도우위를 이어가면서 순매도 규모는 1조1천억원을 넘어선 상태이다. 특히 외국인의 순매도는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꼭 집어 말하자면 외국인 IT주 대거 순매도는 삼성전자에 몰렸었다. 외국계 자금 가운데 1조원이 넘는 금액이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이처럼 외국인 매도로 지수는 6일만에 4%이상 내렸고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7% 급락했다. [앵커]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자 지수방어가 안되는 모습이었다. 이번에는 연기금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그래도 어느정도 버팀목이 되어주지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는데? [기자] 지난 9월 내내 연기금의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연기금 증시버팀목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섣부른 기대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연기금의 본격적인 주식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하락장에서 연기금은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이틀 뒤인 11일부터 매도우위를 보이며 32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왔다. 또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매도세를 가한 지난 8일이후 기관은 모두 4천3백억원을 순매도했다. 결국 기관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는 순간부터 개인투자자는 다시 주식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게인 지난 6일동안 9천4백억원어치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7천억원 가량이 전기전자업종으로 들어오면서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냈다. 한편 개인 증시 입질이 다시 시작되면서 개인선호업종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어제까지 건설업종이 강세를 보인 것이나 코스닥지수가 상대적으로 낙폭이 덜 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고객예탁금 추이를 살펴보면 이같은 개인 매수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문이다. 고객예탁금은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계속해서 증가해 9조5천억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장이 계속 약세를 보이자 개인투자심리도 위축되면서 13일 기준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증시전망은 어떻게 볼 수 있는가? [기자] 수급에 균열이 생긴 이상 당분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단기조정이냐 아니면 하락추세로의 전환이냐에 대해서는 증권사별로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대내외적인 변수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보수적인 전략을 권하는 증권사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와 외국인 투자자의 IT매도지속여부가 국내증시에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연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는 국제유가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더욱 불안에 떨고 있는데다 미 대통령선거 전까지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IT매도세 진정은 아직 기미가 보이고 있지 않다. 삼성전자 실적발표이후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외국인 매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강도가 지난 5월 증시급락에 버금가는 수준이기 때문에 여전히 조심스러운 접근을 권하고 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