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금융시장 헤지(위험회피)력 제고를 위해 파생상품에 문호를 더 개방할 움직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2일 보도했다. 저널은 시카고발로 이같이 전하면서 지난달 상하이(上海)에서 크레디트 스위스퍼스트 보스턴(CSFB) 은행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중국측 구상이 상당 부분 시사됐다고 전했다. 저널은 중국이 올들어 금융 파생상품 시장을 조심스럽게 열기는 했으나 보장성 차원에 그치는 정도였다면서 이번에 수익 추구성의 본격적인 상품 쪽에도 문호를 개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3월 관련 규정을 만든 후 자국의 주요 시중은행과 씨티그룹, 홍콩상하이은행(HSBC), CSFB 및 크레디 스위스 등 외국은행에 파생상품 취급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전문가들은 파생상품 문호 개방이 비록 조심스럽기는 하나 확대되는 것이 의미있다면서 그간은 주로 현물 쪽에 국한돼왔으나 향후 주식과 채권 쪽으로도 본격 확대될 것임을 강조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에서 파생상품이 보장성에 그치는 소극적 수단이던 것이 이제는 본격적인 위험동반 고수익 추구 쪽으로 이동한다는 점이라고 저널은 분석했다. 저널은 그러나 파생상품이 당분간 달러에 국한될 것이며 당국이 사실상 철저히 통제하는 금리와 위안(元) 환율에 연계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널은 이와 관련해 중국이 새로운 파생상품으로 역내 차액결제선물환(NDF)을 심도있게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위안화 베이스로 이 상품이 취급되고 있기는 하나 조만간 중국 본토에서도 거래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대신 중국은 자국 수출입 업체들이 대외적으로 노출되는 정도가 높아지는 것을 감안한 헤지 수단으로 새로운 파생상품을 운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금융감독위원회가 얼마전 공개한 새로운 규정이 이런 측면에서 중국 시중은행과 외국은행이 더 공격적으로 비즈니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라고 저널은 설명했다. 한 예로 새로운 파생상품 비즈니스를 허용받는 외국은행은 헤지 계약물을 통해 중국기업의 수입가격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동안 중국 시중은행이 전담해온 `중개인' 역할을 대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저널은 그러나 외국은행의 이같은 영업 확대도 당분간 달러에 국한될 것으로 시사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95년 한시적으로 채권선물 시장을 허용했으나 편법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자 즉각 제재를 가한 후 금융헤지 수단 대부분을 금지하는 강경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채권선물 거래가 봉쇄된 후 중국 시중은행이 채권 하락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한계가 노출됐다. 또 완전 변동환율제 채택이 언젠가는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파생상품시장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저널은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